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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는 못말려' 감독 "한국판 성우, 일본판과 놀랍도록 닮아"(인터뷰)


영화는 오는 20일 개봉 예정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짱구 캐릭터는 제게 히어로예요. 짱구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모든 사람들이 해줬으면 하는 걸 해요.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걸 짱구를 통해서 하기도 하죠.(웃음)"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짱구는 못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감독 하시모토 마사카즈, 배급 CJ 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짱구는 못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외계인 덩덩이가 탄 유에프오(UFO)가 짱구의 집에 불시착하면서 시작된다. 나스파디 별에서 온 덩덩이는 무시무시한 꼬마꼬마 파워로 짱구의 부모님을 어린이로 만들어버린다. 짱구 가족은 덩덩이와 함께 스펙터클한 대모험의 여정을 떠난다.

짱구는 역사가 깊은 캐릭터다. 어린 꼬마가 엄마 또는 아빠가 돼 자신의 아이와 함께 '짱구는 못말려'를 본다. 하시모토 감독은 어른이 됐어도 짱구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짱구는 못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전작과 같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이번 영화에서는 외계인 덩덩이가 새롭게 등장한다. 하시모토 감독은 덩덩이의 외형과 성격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시모토 감독은 "디자인을 하시는 분에게 덩덩이를 너무 귀엽게만 해달라고 하지 말라고 부탁드렸다"며 "겉으로 보는 귀여움이 아니라 관객들이 점점 덩덩이의 성격과 캐릭터를 알아가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여러가지 디자인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엉덩이 모습을 한 덩덩이가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일치했어요. 덩덩이는 성격도 밉상이고 민폐 캐릭터로 보일 수 있지만 나쁜 캐릭터가 아니에요. 목적을 필사적으로 이루기 위해 주위를 배려하지 않는 캐릭터는 아이의 모습이기도 하죠. 그림을 결정하고 난 후에 덩덩이라는 이름도 결정했어요."

이번 영화에서 덩덩이는 아버지의 강압적인 모습에 휘둘린다. 하시모토 감독은 "일본은 교육열이 높다. 이 부분을 영화에 고려했다"며 "아이들은 공상을 펼치는 등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짱구의 부모님이 어린 아이로 돌아간다. 이 부분에서도 하시모토 감독은 철저히 아이의 시각을 견지했다.

"짱구의 부모님이 어린 아이가 됐다고 짱구와 같은 아이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깨닫는 게 아니에요. 다만 두 가지를 염두에 뒀죠. 영화에서는 짱구의 엄마가 아빠보다 더 어려져요. 이런 나이 차이 같은 것을 통해 엄마와 아빠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고 싶었어요. 또 짱구가 어른과 함께 모험을 하면 그 전보다 난이도가 높아져요. 어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아이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영화에 그런 장치를 두었어요."

극장판 '짱구는 못 말려'가 일본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영화 1위라는 것은 흥미롭다. 이에 대해 하시모토 감독은 캐릭터 짱구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부모가 보여주고 싶은 것과 아이가 보고 싶은 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짱구가 어른의 말을 잘 듣는다면 아이의 모습이 아니죠. 오히려 그건 어른이 원하는 아이의 모습이에요. 아이가 어른이 원하지 않는 행동도 하는 것, 그게 아이의 솔직한 모습이고 짱구의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이번 영화에서도 짱구의 이런 모습은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하시모토 감독은 "짱구 같은 캐릭터는 덩덩이를 위해 희생하거나 노력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영화에서도 자기가 어른이 돼 좋아하는 누나와 (마음대로) 결혼하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짱구는 정말로 친구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는 도와주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런 캐릭터는 어른들이 짱구를 좋아하는 이유다. 하시모토 감독은 "어른이 돼도 전부 자신이 말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다. 자유롭게 자기 멋대로 살 수 없다"며 "짱구라는 캐릭터는 자유 분방한 캐릭터다. 짱구를 보면서 어른들은 보상심리 같은 걸 느낄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짱구는 못 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짱구는 못말려'의 25번째 극장판이다. 하시모토 감독은 짱구의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그래도 25주년이라서 그냥 넘어가기는 섭섭하지 않느냐"며 이번 영화의 특별한 점을 언급했다.

"25번째라고 해서 특별히 소재와 캐릭터를 바꾸는 건 짱구 답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25년 동안 짱구는 바보 같죠. 그 모습이 짱구 같아요.(웃음)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24번의 극장판에서 나왔던 캐릭터 전부가 이번 작품에 등장해요. 예를 들어 서커스 장면이 그래요. 앉아 있는 관객들 중에 예전에 나왔던 인물들이 있죠."

하시모토 감독은 우리나라 '짱구는 못 말려' 성우들과도 만난 경험을 언급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짱구 목소리는 박영남 성우가 연기한다. 하시모토 감독은 "놀랐다"고 표현했다.

"이번에 박영남 선생님 외에도 다른 성우 분들도 만났어요. 일본 성우 분들이 풍기는 분위기가 무척 비슷했어요. 목소리뿐 아니라 외형도 닮으셔서 놀랐어요. 한국어 더빙판에서도 이질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죠. '세세한 분위기까지 신경써서 성우 분들을 선택해주셨구나' 생각했어요."

이번 영화에서 하시모토 감독이 관객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일까. 하시모토 감독은 '소통'을 꼽았다.

"짱구는 굉장히 폭이 넓은 애니메이션이에요. '짱구는 못 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어른만이 아는 재미도 있고 어린 아이만 알 수 있는 재미가 있어요. 아이와 부모가 공유하는 재미도 있죠. 이번 영화에서는 이런 3가지의 재미가 담겨 있어요. 그래서 영화가 아이와 부모 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이런 부분에서, 어른은 이런 부분에서 웃을 수 있다는 걸 서로가 알아 가고 느낄 수 있는 영화죠."

짱구 캐릭터는 일본에서 모르는 아이들이 없다. 25년 간 극장판으로 나왔지만 짱구 자체는 더 오래 전에 만들어진 캐릭터다. 하시모토 감독은 '짱구는 못말려' 원작자 우스이 요시토 작가와 만나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쉽게도 "없다"고 말했다.

"선생님을 직접 만나뵌 적은 없어요. 돌아가시고 난 후에 이 영화를 접하게 됐죠. 생전에 어떤 형태로 영화가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잘 몰라요. 하지만 선생님은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작품에 반영하셨다고 들었어요. 현장을 믿고 신뢰하신 거죠. 이런 선생님의 스타일은 지금 영화를 만드는 현장에도 적용돼요. 애니메이션 현장 사람들과 같이 만들어가고 있어요."

하시모토 감독은 '짱구는 못말려'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연출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모습은 짱구 본연의 캐릭터를 지키려는 노력이었다.

"'이거'라고 특별히 말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다만 이때 까지 쌓아올린 가장 짱구다운 모습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영화에도 지금까지 쌓아온 그런 경험을 자연스럽게 녹아냈어요."

'짱구는 못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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