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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수]게임업계, 셧다운제 대응 전략 바꿔야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대 온라인 게임 접속을 일괄 차단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이하 셧다운제)가 다시금 게임업계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각종 산업의 성장력을 가로막던 규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됐지만 정현백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장관 취임 이후 우려 입장을 드러내는 등 반발하는 모습이다.

셧다운제 폐지 여부는 그간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들에게 빠짐없이 나오는 '단골' 질문이었다. 그리고 늘상 '폐지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정현백 장관은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 장관은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사업이 위축되지 않는다고 봤지만 실상은 다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게임산업 규제 정책의 전환 필요성 및 개선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셧다운제 시행 직후인 2012년 국내 게임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10.8%로 2011년(18.5%)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무역협회가 2014년 게임협회와 함께 국내 게임사 9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중 30.5%가 셧다운제를 피해 '해외로 판로를 변경했다'고 응답했다. '게임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는 응답도 19%에 달했다. 셧다운제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게임산업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는 데 셧다운제가 가장 크게 일조했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의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당초 취지도 충실히 효과를 거뒀는지도 의문이다. 업계에서는 부모의 게임 계정을 대신 생성해 셧다운제를 우회하거나 서버를 해외에 둔 외산 게임의 경우 적용이 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실제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 시행 이후 게임이용률 감소는 0.3%에 불과했다는 평가 보고서를 2012년 발표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 스스로 셧다운제는 무의미한 제도였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처럼 무의미하다는 평가를 받는 셧다운제지만 이를 청산하는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부모 요청시 심야 시간에도 자녀의 게임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를 국회에 제출했으나 여성가족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법안이 폐기됐다.

방법이 잘못됐다.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됐다는 논리는 여성과 가족을 최우선 논리로 따지는 여가위를 설득하지 못했다. 여가위원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셧다운제의 가치를 이해했다. 자녀가 게임하는 걸 싫어하는 부모에게 게임의 산업적 가치를 백번 말해봤자 통할리가 없다. 번짓수를 잘못 짚었다는 얘기다.

게임업계가 셧다운제를 해소하려면,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산업이 얼마나 위축됐는지 내세우기보다는 셧다운제가 자녀 보호에 얼마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부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연구해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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