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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권순찬 선임으로 보는 사령탑 트렌드


수석 코치 출신에 삼성화재 경력…KB손보 되살리기 '중책'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공석이던 사령탑 자리를 최근 메웠다. 주인공은 권순찬 수석코치다.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배구계에 나돈 KB손해보험 차기 사령탑 하마평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대학팀 감독과 얼마 전까지 프로팀을 이끈 전임 감독 그리고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G 화재와 LIG손해보험에서 선수와 코치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출신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구단은 내부 승격을 결정했다.

감독 자리를 두고 여러 말이 흘러나오는 상황을 구단 고위층에서 탐탁치 않아 했는지 모르겠다. 외부 영입보다는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내부 인사 승격이 더 낫겠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구단은 "최근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취임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새 사령탑을 맞은 삼성화재와 한국전력도 비슷한 경우다. 신진식 신임 삼성화재 감독은 올 시즌 잠시 팀을 떠나긴 했지만 수석코치로 임도헌 전 감독을 2015-16시즌 보좌한 경험이 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도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 신영철 전 감독을 보좌하는 등 오랜기간 수석코치로 일했다.

KB손해보험이 내부승격으로 감독을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신 LIG손해보험 시절 김상우 현 우리카드 감독이 그랬다. 김 감독은 지난 2010년 2월 박기원 현 대한항공 감독이 사임하면서 감독 대행을 맡았다. 당시 수석코치였던 김 감독은 2010-11시즌부터 정식으로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권 감독은 프로 출범(2005년 겨울리그) 기준으로 팀 역사상 두 번째 내부 승격 케이스가 된 것이다. 권 감독에게는 오프시즌 큰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다.

KB손해보험은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 순번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와 비교해 트라이아웃 참가자 명단에는 대어급 선수가 많다. 권 감독의 선택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또 한가지는 세터 유망주 황택의 키우기다.

황택의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데려온 선수다. 팀의 약점이자 갈증 중 하나로 늘 꼽힌 세터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재목이다. 그러나 아직은 원석에 가깝다. 권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배구도사'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였다. 그도 세터로 뛴 경험이 있지만 먼 예전의 일일 뿐이다.

지휘봉을 잡은 뒤 첫 무대가 될 KOVO(한국배구연맹)컵 대회부터 2017-18시즌 정규리그까지 황택의의 기량 발전 속도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플레잉코치를 맡을 것이 유력한 베테랑 권영민을 비롯해 이효동과 양준식 등 세터진 교통정리는 그래서 중요한 과제다.

황택의의 성장을 돕기 위해 세터 코치나 인스트럭터의 외부 영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 그러나 걸림돌은 분명히 있다. 오해도 살 수 있다. 자칫 신임 감독과 기존 코칭스태프 흔들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팀의 숙원인 '봄배구' 진출이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0-11시즌 이후 KB손해보험은 봄배구와 인연이 끊겼다. 권 감독은 7년 만에 숙원을 풀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았다. KB손해보험은 팀의 전신을 포함해 2005년 겨울리그·2005-06·2010-11시즌 세 차례 포스트시즌에 나선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삼성화재 선수 출신 사령탑이 팀을 지휘했을 때 경험한 일이다.

2005 겨울리그와 2005-06시즌은 신 전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시기다. 그는 감독 부임 전까지 삼성화재에서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2010-11시즌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김상우 감독도 현역 선수 시절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권 감독 역시 앞선 두사람과 인연이 남다르다. 성균관대 출신인 그는 대학과 프로(삼성화재)에서 이들과 한솥밥을 먹었다. 권 감독을 비롯한 이들 3인방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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