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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병원들 '인공지능 왓슨 모시기'


지방대학 병원 중심 5곳째 도입 …마케팅 수단 지적도

[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암 진료에 인공지능(AI)를 활용하는 국내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병원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AI는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WFO)'다. 암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하는 등 진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아직까진 마케팅 수단에 기울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의사들이 근거에 입각한(evidence-based)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적에서 개발됐다. 환자 정보를 제외한 논문, 의학자료, 임상 데이터들을 주기적으로 학습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제공된다.

29일 한국IBM에 따르면 현재까지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국내 병원은 총 다섯 군데다.

스타트는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끊었다. 지난해 9월 길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뒤 올 1월에는 부산대학교병원, 3월에는 건양대학교병원이 뒤따랐다.

이어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이 내달 17일부터 왓슨 포 온콜로지를 활용하기로 했고 대구 가톨릭대학교병원이 4월중 도입키로 결정한 상태다.

이는 해외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빠른 편에 속한다. IBM에 따르면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병원 수는 중국(50곳)을 제외하면 미국 3곳, 네덜란드 1곳, 인도 1곳, 태국 1곳, 방글라데시 1곳, 네팔 1곳 정도로 한국보다 적다.

IBM이 왓슨 포 온콜로지를 처음 소개한 것은 2015년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먼저 도입이 이뤄졌고 지난해에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도입했다"며 "한국은 의료 분야 AI 도입에 상당히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닥터 왓슨? 지방대병원 환자 유출 방지 목적 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방 병원들이 암 환자를 서울과 수도권 병원에 뺐기지 않기 위해 'AI 마케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인천(길병원), 부산(부산대병원), 대전(건양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계명대 동산병원) 등 지방을 중심으로 도입이 이뤄지며 환자 유치효과 등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은 아직까지 관심이 적다.

최원준 건양대병원장은 "지역 환자들이 '세컨드 오피니언(타 병원 의사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수도권 병원으로 가는 현상이 있었으나 왓슨 포 온콜로지 도입으로 여러 병원을 찾아 다닐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욱 동산병원 암 연구소장도 "지역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법을 찾아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을 전전하는 번거로운 관행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 연구소장은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있어 단순히 폄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확성과 효용에 대한 증명이 확실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하는 건 결국 지방병원이 수도권 환자 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왓슨 진료 능력은 '검증 중'

결국 이같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은 왓슨 포 온콜로지의 정확성이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비의료기기로 분류된다는 점 등을 들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는 왓슨 포 온콜로지는 의료기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IBM에 따르면 인도 마니팔병원과 함께 진행해 미국 암학회에 보고한 유방암 정확도는 90%다. IBM이 다른 암에 대한 수치를 직접 발표하진 않지만 아직까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왓슨을 우선 도입했던 미국 'MD앤더슨 암센터'는 올초 IBM과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왓슨에 대한 신뢰성보다는 비용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추가 임상 실험 계획과 관련해선 한국IBM 관계자는 "현재는 메모리얼 슬로언캐터링 암센터(MSKCC)과 파트너를 통해 임상 데이터를 연구하고 있다"며 "추가 파트너에 대한 내용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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