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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보안]④ 국내 보안기업도 '고군분투'


AI 기술로 보안 고도화·통합보안전략 등 추진

[아이뉴스24 성지은기자] 사이버보안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국내 보안 기업들도 기술 고도화 등에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며 통합 보안으로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적 인수합병(M&A) 역시 성장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형 글로벌 IT기업이 가세하는 등 보안 경쟁이 가열되면서 '밀리면 안된다'는 위기의식도 한 몫하는 모양새다.

◆AI 접목하는 등 보안 고도화 '잰걸음'

SK인포섹은 보안 고도화와 뉴ICT 분야 핵심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안희철 대표가 선임되면서 R&D센터를 R&BD(Research&Business Development)센터로 확대하고 CEO 직속으로 둔 것도 뉴ICT 진출과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R&BD센터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 뒤 사업 모델로 발전시키고, 필요하면 사업 인큐베이팅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현재 R&BD 센터는 다양한 ICT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가령 사물인터넷(IoT) 영역에서 기기와 게이트웨이를 중앙에서 관리하는 서버 모듈을 개발하고, 아토리서치와 협력해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영역의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뉴ICT 영역의 제품·서비스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

또 빅데이터 엔진 기반 통합보안관제 플랫폼 '시큐디움'의 고도화도 추진한다. 연내 룰 셋 기반으로 탐지하지 못하는 지능형 위협을 식별·분석할 수 있는 AI엔진을 개발, 실무 환경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SK인포섹 관계자는 "올해 SK인포섹의 사업 방향을 나타내는 키워드는 성장"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고객에 대한 보안관제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기반 보안서비스(SECaaS)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랩 또한 머신러닝 시스템을 개발, 지능형 위협 대응 시스템을 구축에 나섰다. 지난 2년여 동안 독자적으로 머신러닝 시스템을 연구개발했으며 'PLANT'라는 머신러닝 운영 알고리즘도 만들었다.

안랩에 따르면, 머신러닝 시스템은 현재 13억4천개 파일을 샘플링 없이 전수 학습했으며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지능형 위협 대응 시스템 '안랩 MDS 에이전트'에 적용돼 운영 중이다.

향후 안랩은 MDS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에 머신러닝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PLANT 알고리즘은 범용성을 띄고 있어 범용적인 머신러닝 시스템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안랩 관계자는 "수집한 정보를 얼마나 정확히 분석하고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어 머신러닝 등 다양한 데이터 분석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올해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부제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기반 확립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보안·해외 진출·M&A 등 성장 동력 마련 '박차'

국내 기업들은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며 통합 보안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능형 통합 보안 기업'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백신 프로그램 등 보안 솔루션을 개별 제공하던 것에서 나아가 이를 연결하고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사업 중심축은 지능형 악성코드 분석 플랫폼 '아이마스'가 담당한다. 클라우드형 아이마스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다양한 보안 제품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파수닷컴도 '인텔리전트 플랫폼'을 사업 전략으로 내세웠다. 데이터 보안 솔루션, 문서 통합·보안 솔루션, 시큐어코딩 솔루션 등을 지능화된 플랫폼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진출도 적극 꾀하고 있다. 파수닷컴은 올해로 9년째 세계 최대 규모 사이버보안 행사 'RSA 콘퍼런스 2017' 참가했으며, 현지 IT 전문가 존 헤링을 미국 법인 대표로 영입해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니언스(구 지니네트웍스)도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세계 시장에서 일관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RSA 콘퍼런스 2017에서 사용한 글로벌 비즈니스 브랜드 '지니언스'로 최근 사명을 바꿨다.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해외로 보안 사업을 확대하고, 싱가포르, 일본까지 진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이글루시큐리티는 선진 보안 기술에 수요가 높은 동남아, 중동 시장 등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과 융합보안관제 시범사업 계약도 체결했다.

아울러 아랍에미리트(UAE) 정보보안 기업 '다크매터'와 보안관제 서비스 수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 등을 계기로 동남아, 중동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낸다.

전략적인 인수합병(M&A)으로 기술 경쟁력과 사세 확장을 노리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해 2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윈스는 네트워크 보안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M&A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GA솔루션즈는 핀테크 등 금융 분야 영향력 강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액시스인베스트먼트'를 세웠으며, 신기술사업금융사 등록도 완료했다. 신기술사업금융사는 핀테크 등 신기술사업에 투자하고 관리·운용하는 회사다.

앞으로 그룹사에 축적된 IT, 정보보안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IT 기업 맞서라 …관건은?

이처럼 국내 보안 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지만, 글로벌 IT기업 공세도 만만찮다.

공격적인 M&A로 보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통합 보안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외형을 넓히며 전통 보안기업의 텃밭을 노리고 있는 것.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매년 보안 R&D에 연간 10억달러(한화 1조1천2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는 지난 1년간 9개의 보안 회사를 인수했다.

이처럼 국내 개별 기업이 글로벌 IT 기업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적극적인 M&A로 통합 보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연합 형태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단일 보안 솔루션을 구매하고 이를 구축·관리하는 데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든다"며 "단일 보안 솔루션을 구매하기보다 통합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 분야에서 경쟁하기보다 M&A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합 보안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M&A가 힘들 경우 연합 형태로 통합 보안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보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위협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히 대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운영하는 사이버위협정보분석공유시스템(C-TAS)을 사이버보안 빅데이터센터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기술 강소 기업의 경우, 틈새시장을 노리고 글로벌 기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미래창조과학부는 글로벌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 유수 벤처 기업과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있다.

허성욱 미래부 정보보호기획과장은 "올해 10~12개가량의 정보보호스타트업을 선발할 계획"이라며 "이들 기업이 미국 유수 벤처 액셀러레이터와 연계, 세계적 벤처 육성 프로그램 참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개키기반(PKI)기술 등 국내 보안 기업이 특화된 노하우를 가진 분야를 적극적으로 수출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를 구성하는 기술인 PKI는 전혀 다른 문제인데, 국내에선 이 둘을 하나로 보고 적폐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해외에서는 PKI 기술의 안정성 등이 주목받으며 도입을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는 PKI 기술을 도입하고 운영한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PKI 컨설팅, 구축 등을 진행하며 한국형 보안 기술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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