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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감독, '박철우와 악연' 우승으로 끊다


대한항공-삼성화재 희비 교차…6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 확정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배구공은 둥글다. 공이 떨어지는 지점이 어디가 될 지 코트 안 선수들이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승부의 세계도 그렇다. 경기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3-2로 이겨 2016-17시즌 NH농협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세트스코어처럼 두팀의 경기는 접전이었다. 정규리그 우승까지 승점2만 남겨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마지막 5세트가 고비였다. 세트 초반 삼성화재에게 1-5로 끌려갔지만 이를 따라잡고 결국 마지막에 웃었다.

공교롭게도 대한항공의 우승을 결정한 점수를 낸 선수는 삼성화재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박철우다. 박철우가 때린 서브는 네트 상단을 맞고 굴절됐다.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모르던 배구공은 삼성화재 코트 안쪽으로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서브 범실로 대한항공이 1위 확정을 위한 마지막 점수를 얻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전광판 숫자가 14에서 15로 바뀐 순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런데 박철우는 앞서 박 감독의 앞을 가로막은 적이 있다.

박 감독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령탑을 맡고 있던 2009-10시즌 박철우는 박감독에게 정말 중요했던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2010년 1월 3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LIG손해보험의 맞대결이다.

당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있던 박철우는 이날 국내 선수로는 V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50점을 달성했다. 박철우의 활약에 LIG 손해보험은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패배 후폭풍은 컸다. 플레이오프진출을 위해 경쟁하던 LIG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전 이후 동력을 잃었다. 박 감독은 결국 2009-10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팀을 떠났다.

V리그 코트를 떠난 박 감독은 2011년부터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대표팀 주전 라이트를 맡아야할 박철우와 인연은 쉽게 닿지 않았다.

박철우는 박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동안 크고 작은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횟수가 적었다. 그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박기원호'에 승선했지만 한국은 당시 동메달에 그쳤다.

박 감독이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V리그 코트로 복귀한 올시즌, 박철우는 박 감독에게 또 한 번 비수가 됐다.

대한항공은 올시즌 4연패 이상을 당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자랑했다. 박 감독도 "큰 고비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위기 상황은 있었다.

지난 1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전이 그렇다. 당시 4연승 도전에 나선 대한항공은 0-3으로 덜미를 잡혔다. 박철우는 이날 16점에 후위 공격 5개, 서브에이스 4개, 블로킹 3개를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박철우 개인에게는 정규리그에서 달성한 첫 트리플크라운이다(그는 2010-11시즌 준플레이오프 LIG손해보험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게 가장 중요했던 7일 맞대결에서 공교롭게도 박철우의 서브 범실 하나가 경기를 끝내는 점수로 연결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0-11시즌 이후 6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패한 삼성화재는 코너로 더 몰렸다.

당장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전력이 승점3을 얻으며 현대캐피탈에게 승리한다면 삼성화재는 남아있는 11일 현대캐피탈전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봄배구' 진출이 좌절된다. 느긋하게 해당 경기를 지켜볼 대한항공과 달리 삼성호재는 속이 탈 수 밖에 없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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