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확 달라지는 '뉴 롯데'…"신동빈 체제 강화"


조직개편 단행해 4개 BU 신설…경영혁신실 축으로 그룹 경영 쇄신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롯데그룹이 21일부터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뉴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롯데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세대교체'와 함께 신동빈 회장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데 힘써 그룹 정상화 작업에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1일 롯데그룹은 이날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화학·식품부문 9개 계열사 및 단위조직의 이사회를 열고 2017년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또 오는 22일과 23일에는 유통·호텔 및 기타 사업부문의 임원인사가 이사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롯데는 당초 작년 말이나 1월 초에 조직개편을 하려고 했으나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대가성 뇌물 의혹에 연루되면서 예정보다 늦춰졌다. 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특검 연장과 수사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사 대상에 거론돼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이지만 조직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진행키로 했다. 

롯데는 이번 조직개편 이후 오는 4월 예정인 롯데월드타워 오픈 준비를 비롯해 주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 이번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 투명성 제고를 통한 그룹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경영쇄신' 노린 롯데, 정책본부 축소…책임경영 강화

이번 롯데 임원인사에는 지난해 10월 신 회장이 발표한 경영쇄신안의 하나였던 정책본부 조직 축소 및 재편과 그룹 준법경영체계 구축이 포함됐다. 롯데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3개월 간 진행된 맥킨지 컨설팅 및 내·외부 인사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과감한 본부 축소, 계열사 책임경영 지향,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를 쇄신안의 주요 골자로 삼고 이번 인사에 반영했다.

기존의 정책본부는 3월 1일부로 그룹 사업을 주도할 '경영혁신실'과 그룹 및 계열사의 준법경영체계 정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라는 2개의 큰 축으로 나눠진다.

우선 기존에 7실, 17팀, 20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됐던 정책본부는 가치경영팀, 재무혁신팀, 커뮤니케이션팀, HR혁신팀 등 4개팀으로 구성된 '경영혁신실'과 준법경영 및 법무, 감사기능을 수행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로 재편되며 총 인원은 기존의 70% 수준인 140여 명으로 축소된다.

이번에 신설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관련 규칙과 정책을 수립하며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행을 주도하게 된다. 회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전문 외부인사가 영입될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선 위한 지주사 전환 작업 속도

롯데그룹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93개 계열사 중 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을 ▲유통 ▲화학 ▲식품·제조 ▲호텔·서비스 등 유사 사업부문끼리 묶어 4개 BU(Business Unit) 조직울 신설해 운영키로 했다. 금융사는 금산분리원칙을 고려해 포함되지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각 BU는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을 위해 관계 계열사들 공동의 전략 수립과 국내외 사업 추진 및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번 조직 개편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의 사전 단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 후 첫 경영혁신실장으로는 '신동빈의 남자'로 불리는 황각규 사장이 선임됐다. 황 사장은 롯데케미칼로 입사한 후 1995년부터 그룹에서 신규 사업 및 M&A, 해외사업을 담당하며 롯데의 비약적인 성장과 변화를 주도해왔다. 2014년부터는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그룹의 혁신적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외협력단의 소진세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맡고 있던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직을 수행하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룹의 중량감 있는 인사이자 추진력이 강한 소 사장에게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게 됐다"며 "소 사장은 회장 보좌역으로서 신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새로 신설되는 4개 BU장은 롯데 주력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들이 맡는다. 21일 이사회에서는 화학 BU장을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이, 식품 BU장을 롯데칠성음료 이재혁 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BU장과 호텔 및 기타 BU장은 22일, 23일 이사회 이후 알릴 예정이나 업계에 따르면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가 유통 BU장을,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가 호텔 BU장을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 경험 갖춘 현장형 CEO 전면 배치…신성장동력 마련

대표직을 맡던 핵심 임원들이 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각 계열사에는 현장형 중진급 임원들이 대표로 선임돼 롯데의 '세대교체' 바람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허수영 사장이 롯데 화학사를 총괄하는 화학 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교현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가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승진해 내정됐다. 롯데케미칼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총괄해오던 김 신임대표는 2014년 타이탄 대표로 부임하여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신임대표로는 이홍열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신임대표는 2012~2014년에 현 롯데엠알씨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최근에는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2명의 신임대표 모두 해외사업장을 책임졌던 이력이 있어 신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다양한 경력과 해외 경험을 갖춘 CEO"에 적임자인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이재혁 사장이 롯데 식품 계열사를 총괄하는 식품 BU장을 맡게 되면서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지금까지 롯데칠성음료는 이재혁 사장이 국내외 음료 및 주류 사업을 모두 챙겼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음료BG와 주류BG가 각각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음료 BG대표로는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왔던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이, 주류 BG대표로는 두산주류에서부터 줄곧 영업을 담당해왔던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이 전무 승진을 하면서 맡게 됐다.

이와 함께 롯데홈쇼핑도 상품과 마케팅 전문가인 롯데백화점 이완신 전무가 신임 대표로 내정되면서 수장이 새롭게 교체됐다. 기존 대표인 강현구 사장은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의 롯데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 시 일부 허위사실이 기재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재승인 허가를 취득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탓에 롯데 측이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롯데로지스틱스도 박찬복 경영관리·유통물류부문장이 전무 승진과 함께 신임대표로 선임됐다.

롯데는 올해 인사에서도 여성임원을 추가로 배출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온 롯데칠성음료의 진은선 상무보가 그 주인공이다. 또 롯데제과의 파키스탄 콜손 법인장인 압둘 라티프(Abdul Latif)가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압둘 라티프 상무는 콜손 인수 이후 법인장으로 계속 근무하며 꾸준히 매출과 이익을 개선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쇄신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며 "그동안 외형확대에 집중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질적성장으로 전환하고 도덕성과 준법경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확 달라지는 '뉴 롯데'…"신동빈 체제 강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