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성필의 NOW 마르베야]약속의 땅에서 서정원 감독의 소원은 이루어질까요?


3년째 훈련 오면서 친숙, 정규리그-ACL 중 하나는 꼭 우승하고파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4주 동안 진행됐던 수원 삼성의 스페인 마르베야 전지훈련이 끝났습니다. 아마 이 기사가 조이뉴스24 독자분들에게 보이는 시점에 수원 선수단은 한국에 도착해 화성 클럽하우스로 이동했을 겁니다.

그래도 마르베야에서 수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얻은 감정과 마음들을 하나씩 나열해보겠습니다. 올해도 수원은 3년째 말라가 인근의 마르베야에서 훈련을 했습니다. 첫해 말라가 산 중턱에 숙소를 잡아 추위에 떨고 인적이 드물어 수도 생활을 했던 수원은 지난해 마르베야 해안가로 내려와 제대로 훈련을 했고 올해도 같은 장소에서 담금질했습니다.

지난해는 선수 영입에 난항을 겪어 훈련 분위기가 그리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올해는 좀 다른 모양입니다. 서정원 감독은 "정말 이곳이 좋다. 3년째 오지만 이렇게 여건이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다. 날씨도 최고고 훈련 여건이나 연습경기 상대의 질이 최고다"라며 감탄과 만족감을 동시에 드러냈습니다.

서 감독은 앞으로 수원에 계속 있게 된다면 말라가, 마르베야 전지훈련을 계속 올 거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원은 이곳에서 유명한 팀이 됐습니다. 앞서 알려드렸지만, 수원 비주전조와의 연습경기를 3-0으로 이긴 크라스노다르가 야간에 수원 숙소로 찾아와 재경기를 해달라고 읍소를 한 것이 모든 것을 대변합니다.

3년 연속 연습경기에서 만난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나 크라스노다르는 내년에 수원이 다시 오면 반드시 가장 먼저 연습경기 상대를 해달라고 부탁 겸 로비를 매치 에이전트에게 했다고 합니다. 강약을 조절해야 하니 두 번째 상대가 사실상 첫 번째나 마찬가지인데 누가 먼저 수원과 만나게 될까요.

마르베야는 좋은 기운이 서려 있는 곳일까요. 서 감독은 말합니다. "올해는 남해 전지훈련을 생략하고 바로 마르베야로 왔기 때문에 체류 기간이 꽤 길었다. 어차피 남해에 있어도 추워서 체력 훈련이나 연습 경기를 정상적으로 하기 힘들다. 정말 잘 나왔다"라며 선택 자체가 좋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열심히 한 선수들과 (우승) 도전을 하고 싶다. 어렵겠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다 만족으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 화제의 테스트 선수였죠. 미드필더 다미르 소브시치가 두 차례 연습경기 후 모국 크로아티아로 떠습니다. 서 감독은 "정말 좋은, 수준이 있는 선수"라며 영입을 희망했지만, 수원이 머뭇거리는 사이 아스타나(카자스흐탄)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까지 가서 정말 조금 더 많은 금액과 세부 조건을 내밀면서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작지만, 반전의 여지가 있을 가능성도 있겠죠. 그렇지만 희박하다고 봐야 합니다.

희비를 모두 가졌던 서 감독과 달리 선수단은 대체로 즐거웠던 모양입니다. 주장 염기훈도 비슷한 의견이었습니다. 그에게 "지난해보다 표정이 좀 밝은 것 같다"라고 하자 "정말 팀 분위기가 좋다"라며 긍정론을 펼칩니다. 풀이 죽어 있던 지난해 훈련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여유가 생긴 염기훈은 "아내가 인터넷으로 경기 동영상을 보더니 산토스와 조나탄 다음으로 까맣다"라며 얼마나 훈련에 열중했기에 그렇게 탔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실상은 원래 좀 탄 얼굴이라며 웃어 보이는 염기훈입니다.

맏형 이정수는 "정말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훈련했다. 코칭스태프가 딱 역할을 맡아서 하다 보니 선수들이 훈련 하나가 끝나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자기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 보였다"라고 합니다. 지난해 수원으로 복귀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그에게 올해는 많은 목표 의식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정수의 마음을 흔든 요인은 무엇일까요.

선참들이 굳게 마음을 먹었는데 후배들이라고 다를까요, 부주장 미드필더 이종성은 짧고 굵었습니다. "지난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올해는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합니다.

오른쪽 윙백 장호익은 "막상 유럽 선수들과 싸워보니 나 자신이 더 나아지는 것 같더라.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한번 해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자신감을 안고 한국으로 복귀한 수원은 올해 정규리그나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반드시 하나를 하겠다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지난해 무관의 한을 푼 FA컵 우승을 반전 기회로 삼아 앞만 보고 달리겠다고 합니다. 찬란한 햇살이 지중해에 반사되면서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갖춘 마르베야가 올해는 수원에 진정 기회의 땅이 될까요.

조이뉴스24 마르베야(스페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성필의 NOW 마르베야]약속의 땅에서 서정원 감독의 소원은 이루어질까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