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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男 핸드볼, 카타르 오일머니에 무릎 꿇다


한국, 결승서 귀화선수 위주 카타르에 밀려

[이성필기자] 올 2월 한국 남자 핸드볼은 수모를 당했다.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 핸드볼선수권대회 조별예선에서 3위에 그치며 2015 카타르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놓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아시아선수권 4회 연속 우승의 꿈도 날아갔다.

한국이 주도하던 아시아 남자 핸드볼은 이 대회를 기점으로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세 쪽으로 기울어졌다. 이미 2012 런던 올림픽 본선에서 조별예선 전패 탈락으로 한국의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에서 아시아선수권 중도 탈락의 충격이 더해졌다.

특히 카타르가 귀화선수를 대거 받아들이며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돈의 힘을 보여줬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의 실력 자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은 세미프로를 표방하며 핸드볼코리아리그를 운영하는 등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꾀했지만 다섯 팀 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다. 여자팀과 달리 남자팀은 수가 적은데다 인재풀도 적어 위태로움의 연속이었다.

때문에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자칫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카타르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바레인 등이 한국을 잡기 위해 저마다 전력 보강을 했다. 카타르는 15명의 대표선수 중 12명을 귀화 선수로 구성해 화려한 진용을 자랑했다. 돈으로 선수를 쓸어모은 카타르 앞에서 한국은 역부족을 절감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훈련, 또 훈련밖에 없었다. 윤경신, 백원철 등 기둥 선수들이 은퇴하고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줄어들면서 국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우려 속에서도 한국형 핸드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대회를 앞두고 김태훈 남자대표팀 감독은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전쟁에 나서는 전사라 생각하고 있다.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의 마음으로 '죽는다'는 생각으로 이번 인천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라며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8강 리그에서 만난 팀들과는 접전이었다. 4점 차 이내에서 승부가 갈렸다. 그래도 어려움을 딛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가장 까다로운 상대 카타르를 만나 상당한 부담을 가져야 했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투지와 정신력에 한국만의 빠른 핸드볼로 맞서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돈의 위력 앞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후반 중반까지 접전을 이어갔으나 막판 카타르의 힘에 밀려 21-24로 패해 은메달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얇은 선수층에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국내 규정,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 노련미로 무장했던 은퇴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여러가지로 변화의 필요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더 이상 투자와 제도개선 없이는 아시아 정상도 쉽지 않음을 알려준 이번 아시안게임이었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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