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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남현희, 당신보다 '위대한 칼'은 없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획득, 여자 선수 최초

[최용재기자] 이렇게 많은 편견과 싸워 이겨내고 오랜 기간 정상을 지켜낸 선수가 또 있을까.

펜싱은 키가 크면 유리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는 150cm대의 키로 선수치고는 너무 작다. 한국 나이로 34세다. 이렇게 많은 나이의 여자 펜싱 선수는 찾기 힘들다. 게다가 결혼을 했고 아이까지 낳았다. 펜싱 선수 생명은 끝났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다. 무릎에는 연골이 없다. 펜싱보다 휴식이 필요한 무릎이었다. 더군다나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그녀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을 이겨냈다. 작은 키는 빠른 발과 민첩성으로 극복했다. 나이는 지독한 훈련으로 넘어섰다. 어머니가 되니 마음은 더욱 강해졌다. 지칠 대로 지친 무릎도 정신력을 이기지 못했다. 연골이 없어도 경기에 나서는 것을 막지 못했다. 펜싱은 이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는 종목으로 변모했다.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눈부신 업적을 일궈낸 이, 바로 남현희다. 한국 여자 펜싱 플뢰레의 '전설' 남현희다.

이런 남현희가 생애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처음 등장한 남현희는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06년 도하 대회 개인, 단체 2관왕, 2010 광저우 대회 개인, 단체 2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2014 인천에서 개인 동메달과 단체 금메달을 품었다. 그렇게 남현희의 아시안게임은 끝났다.

아시안게임 2개 대회 연속 2관왕, 4개 대회 연속 금메달, 총 7개의 메달, 그 중 6개가 금메달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남현희만큼 '위대한 칼'은 없었다. 모든 편견을 깨고 얻은 결실이기에 더욱 위대하고 더욱 감동적이다.

펜싱을 넘어 모든 종목을 포함시켜도 남현희만큼 위대한 족적을 남긴 선수는 찾기 힘들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6개는 여자 선수로는 한국에서 최초다. 그리고 수영의 박태환과 함께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위대한 족적, 진한 감동을 남겼기에 피스트와의 이별은 힘들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떠나야만 한다. 천하의 남현희라 해도 다음 아시안게임 출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남현희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치른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4개 대회가 남긴 환희처럼 남현희의 눈물은 뜨거웠다. 남현희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며 아시안게임과 작별을 고했다.

이제 더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태극 여검사 남현희를 볼 수 없다. 남현희의 아시안게임은 끝났다. 아시안게임 펜싱의 위대한 여제로 기억되며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게 됐다.

아시안게임에 당신이 있어 국민들은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또 비인기 종목 펜싱이 당신으로 인해 뜨거워질 수 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 불리한 조건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당신이 보여줬습니다. 다시 당신과 같은 '위대한 칼'이 등장할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또 다른 마지막이 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도전, 이 역시 진심을 다해 응원합니다.

조이뉴스24 고양=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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