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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亞 최강 이승훈의 완성 키워드, 희생·긍정·성실


하루도 훈련 거르지 않으며 아시아 최고 선수로 우뚝 서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운이 좋고 복이 많은 선수인 것 같다."

'빙속 전설'로 자리 잡고 있는 이승훈(30, 대한항공)은 24일 강원도 강릉 오벌(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나선 2010년 밴쿠버올림픽 남자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남자 팀 추월 은메달로 3개의 올림픽 메달을 수집한 이승훈은 평창에서 팀 추월 은메달, 매스스타트 금메달로 아시아 빙속 선수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훈은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잘 알려져 있지만, 이승훈은 2009년 4월 쇼트트랙에서 빙속으로 전향했다. 경쟁이 치열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이 그의 결단을 이끌었다. 스피드가 있으면서도 지구력을 갖춘 이승훈은 그해 11월 빙속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밴쿠버에서는 장거리 종목인 1만m와 5000m에 나섰다. 쇼트트랙 출신이라 장거리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감이 있었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오래 달리면서 버티는 능력을 키웠다.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의 장점을 모두 갖춘 이승훈은 버티다 마지막에 폭발적인 스퍼트로 상대를 압도하는 능력이 일품이다. 이번 대회 5000m, 1만m 모두 마지막 두 바퀴를 앞두고 속도를 올려 각각 5, 4위를 기록했다. 컨디션 확인을 위해 나선 종목이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이승훈은 "저는 정말 운도 좋고 복이 많은 선수다. 쇼트트랙 선발전에서 떨어진 것이 행운이었다. 그래서 롱트랙(빙속)을 할 수 있었고 밴쿠버에서 그런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평창을 앞두고 매스스타트 종목이 생겨서 다시 한번 금메달 기회가 왔다. 운이 좋고 복이 많은 선수인 것 같다"며 바뀌는 환경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이승훈은 치밀한 구성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평창을 앞두고 이승훈은 대표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모교 한체대에서 정재원과 따로 훈련했다. 특혜 논란이 있었지만, 정재원, 김민석과 함께 팀 추월 은메달로 의심을 지웠다. 팀 추월은 조직력이 핵심인데 이승훈이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는 최선봉에서 네 바퀴나 돌았다. 체력 소모가 심하지만 스스로 버텼다.

형님의 희생은 정재원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됐다. 정재원은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청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희생양'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형님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동생 정재원이 자기 역할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네덜란드도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가 정재원의 역할을 했다. 동메달을 딴 코엔 페르베이가 마지막 바퀴에서 치고 나오게 페이스메이커이자 미끼로 나섰다. 매스스타트는 개인전이자 팀전의 성격이 섞여 있다. 이승훈은 정재원과 오래 훈련을 하며 치밀하게 작전을 짰다. 그 결과 금메달로 이어졌다. 크라머는 이승훈의 금메달을 인정하며 축하해줬다.

대한빙상연맹 한 관계자는 "(이)승훈이의 훈련을 보면 정말 독하게 한다.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후배들 앞에 분명하게 보여준다. 김민석이나 정재원은 큰 복을 받았다. 성실한 이승훈의 올림픽 준비 과정을 옆에서 경험하지 않았는가"라고 전했다.

이승훈은 목표 완성을 위해 성실했다

이승훈은 선, 후배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훈련 강도를 줄이지 않았다. 가장 기본인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그 결과 막판 스퍼트에서 상대에 우월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 체력이 되지 않으면 연출이 쉽지 않은 장면이다.

그는 "운동선수에게 비결은 훈련이다. 같이 훈련하는 동료들보다 더하려고 했고 어린 친구들 보다 앞장서려고 했다. 그런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5000m, 1만m 스퍼트는 체력 없이는 안된다. 당연한 훈련의 결과다"며 과정은 힘들어도 결과로 보상받으면 참아야 좋은 선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새로운 목표도 있다. 2022 베이징올림픽 도전이다. 출발 계획도 확실하다. 그는 "베이징을 목표로 준비하겠지만 과정이 앞서지 못한다면 가지 않을 것이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베이징까지도 가장 앞에서 달릴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자신과의 경쟁도 예고했다.

훈련에 몰입하면서도 적절한 휴식도 잊지 않았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쉬었느냐는 물음에 "나이를 먹으면서 그래도 일요일은 쉬는 것 같다. 그 외의 훈련 시간은 예전보다 더 집중하게 된다. 매스스타트의 이 순간을 꿈꾸며 훈련을 해왔기에 참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정해진 목표가 있으면 절대 흔들리지 않고 돌파한다는 의미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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