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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쇼트트랙]어제의 눈물, 미래의 환희가 될 수 있다


평창에서 충분한 성과, 임효준·황대헌 등 아직 젊어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다. 2014 소치 대회 노메달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소치에서 3관왕을 차지하면서 초라함은 바닥을 쳤다.

기대감은 반반이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 곽윤기(29, 고양시청), 임효준(22, 한국체대), 황대헌(19, 부흥고), 서이라(26, 화성시청), 김도겸(25, 스포츠토토)이 나름대로 성과를 냈지만 최민정(20, 성남시청), 심석희(21, 한국체대)라는 인지도 높은 원투 펀치를 보유한 여자 대표팀과 비교하면 초라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관심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림픽 시작 후 남자 대표팀은 반전을 거듭했다. 임효준이 7번의 수술을 견디며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감동 스토리는 찡했다. "평창만을 보고 왔다. 평창이 동기부여였다"며 모든 것을 걸었음을 강조했다.

메달 행진은 계속됐다. 서이라가 1500m에서 동메달, 황대헌과 임효준이 500m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5000m 계주에서 중국과 1, 2위를 다투는 레이스를 펼치다 임효준이 넘어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렸고 4위로 마감했다.

김선태 대표팀 감독도 "(쇼트트랙) 마지막 날 넘어지는 일이 속출해서 (국민들께) 죄송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며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임효준이 넘어진 것에 대해서도 "얼음에 걸려서 넘어졌다"며 "계주는 종종 그런 일이 있다. 얼음이 계속 나빠지기 때문이다"며 불가항력의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감독의 위로에도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특히 임효준은 레이스가 끝난 뒤 눈물을 쏟았다. 서이라 등이 안아주며 위로했지만, 자신의 탓이 컸다며 쉽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서이라는 대회를 마친 소감에 대해 떨리는 목소리로 "아…아…"를 이어가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겨우 말을 시작해서도 "올림픽 전부터 계주는 꼭 금메달을 가져오자고 했는데 내가 실수해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미안하다고…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다"며 무거운 감정을 털어내지 못했다.

모두가 개인보다 팀을 앞세웠다. 곽윤기도 "계주를 특별하게 생각했다. 12년 동안이나 금메달을 놓쳤다. 목표를 달성해서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며 팀으로 뭉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전했다. 서이라도 "준비했던 것들 다 보여주지 못하고 끝내서 아쉽다"고 아름답게 마무리 짓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과정을 보면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줬다. 선수들은 홈 팬들의 응원을 앞세워 젖먹던 힘을 쏟았고 소치의 굴욕을 충분히 만회했다. 임효준은 4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전성기의 나이라는 20대 중반이다. 황대헌은 20대 초반이다.

워낙 내부 경쟁이 치열해 누가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지도 미지수다. 소치 대회에 나섰던 이한빈, 박세영, 이호석, 신다운은 평창으로 오는 선발전에서 미끄러졌다. 박세영의 경우 부상으로 빠졌다고는 하지만, 임효준과 황대헌 등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큰 성과를 냈다. 충분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다.

임효준은 "다음 올림픽에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황대헌도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취월장을 예고했다. 아픈 경험을 지렛대 삼아 성장을 기대케 하는 남자 대표팀이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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