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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北 참가 여부 촉각…남북 대화 촉매제 될까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무관심→문제인 정부 들어서면서 제1 국정 과제로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으로 홍역을 고초를 겪었다. 이권 개입 등 비리의 온상으로 인식되면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떨어트리는 나쁜 효과를 냈다.

동시에 국내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단적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를 앞세웠던 올댓스포츠의 아이스쇼는 후원사 모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개최가 무산됐다. 김연아로도 안되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국정 농단 파문이 얼마나 큰 암 덩어리였는지를 알려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평창 올림픽에 훈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후보자 시절 강원도에 가서 평창 올림픽을 제대로 챙기겠다고 외쳤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단계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우선 국무총리 직속인 평창올림픽 지원위원회가 격상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당적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24일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지원위원회의 격을 높여 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세 차례나 강원도를 찾아 "평창 올림픽을 새 정부 국정 제1과제로 선정하고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것에 착안해 대통령 직속 기구로의 변경도 요청했다. 당·청이 모두 한목소리로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약속한 이상 기구 소속의 변경은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기구는 야당에서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일이다. 올림픽이 국격을 높인다는 생각은 과거와 다르게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개최를 해놓은 이상 성공에 대해서는 평창이 지역구인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을 포함해 여야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핵심은 북한의 참가 여부다. 최 지사는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북한 선수단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북한이 온다면 관심이 달라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직까지 참가에 대해서는 특별한 연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시즌에 열리는 각종 대회에서 참가 자격을 획득한다는 이야기는 달라진다. 주로 빙상 종목에서의 출전이 예상된다.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재능있는 선수들이 보인다.

지난 2월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페어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렴대옥-김주식 조가 1순위다. 올 하반기 올림픽 예선에서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쇼트트랙도 마찬가지다. 올 하반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올림픽 쿼터 획득이 가능할 전망이다.

북한의 참가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와도 맞닿아 있다. 스포츠는 늘 정치적인 상황과는 별개로 교류를 이어왔다. 지난 4월에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2018 여자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기 위해 평양에 다녀왔다. 반대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올림픽 테스트이벤트였던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4부리그)대회 참가차 강릉을 찾은 바 있다.

남과 북에서 열린 축구와 아이스하키는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올림픽에서의 북한 참가라면 더 그렇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대화와 포용 정책에도 맞아 떨어진다.

평창 조직위 한 관계자는 "북한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경호 문제 등 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참가만 확정이 된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대로 대우를 해주면 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흥미로운 장면 연출도 가능하다. 가장 큰 관심은 개회식이 남북이 동시 입장하는 것이다. 남북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에 동시 입장했다. 이후 2002 부산 아시안게임, 2003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2004 아테네 올림픽, 2005 마카오 동계 아시안게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에서 화합이 이뤄졌다.

만약 평창에서 같은 장면이 연출이 된다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남북은 물론 동북아의 정세가 냉각된 상황에서 스포츠를 통해 긴장을 풀고 대화의 문을 열기에도 그만이다.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동시 입장은 없었지만, 폐막식 참관을 이유로 당시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등장했던 사례도 있다.

지난 18일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장은 영국 런던에서 외신기자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는 북한 선수단이 육로로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 지원팀은 배를 타고 올 수 있도록 하겠다. 북한과 러시아를 포함해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가 환영받을 것"이라고 했다.

육로 입국이라면 금강산 육로를 통한 참가가 유력하다. IOC와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북한의 참가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북한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불참했지만 앞선 2010 밴쿠버 대회에서는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에 각각 1명씩 내보낸 경험이 있다.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등 의지는 충만하다. 김정은 정권이 스포츠 인재 육성에 적극적인 것과 국제대회 유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물론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등 경직된 상황이 풀리지 않는다면 매듭을 풀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스포츠를 통한 남북 대화의 불씨로 활용하기는 적격이다. 통일부는 지난 26일 대북 인도지원 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신청한 대북 접촉을 승인하는 등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

IOC가 동계스포츠가 열악한 국가에 와일드카드를 배분한다는 점에 착안, 꾸준한 협의로 출전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북한 참가가 올림픽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조직위와 새 정부가 IOC에 지속해서 환기를 시켜야 한다. 평화 올림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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