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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신치용 "배구단 관여는 최소화"


KOVO 이사회 참석 등 단장 업무 시작

[류한준기자] "아직까지 어색하긴 하죠." 지도자에서 구단 경영진으로 자리를 옮긴 신치용 삼성 블루팡스 배구단 단장은 여전히 평소 옷차림인 트레이닝복이 더 편하다고 했다.

경기가 있는 날 코트에 나갈 때와 외부행사 참여를 제외하고는 정장을 입을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정장을 주로 착용해야 한다.

지난 1995년 삼성화재의 창단 감독으로 팀에 와 지금까지 자리를 지켰던 그의 단장 선임은 지난 18일 발표됐다.

신 단장의 휴대전화는 하루종일 쉬지 않고 울렸다. 그동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뒤에 걸려오던 축하 전화보다 더 많았다. 신 단장은 21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좀 전화가 덜 온다"며 웃었다.

제3의 인생, '겸손 또 겸손'

신 단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선수를 시작했다. 성지공고, 성균관대, 한국전력을 거치며 세터로 뛰었다. 비교적 이른 나이인 29세 때부터 한국전력 코치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고, 감독 생활을 오래 계속해왔다.

그는 "따져보니 40년이 넘게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며 "코치와 감독으로만 32년을 보냈는데 솔직히 단장 자리가 낯설다. 막상 단장을 맡고 나니 더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배구단 단장으로만 활동하지 않는다. 배구단 뿐 아니라 프로축구(수원 삼성 블루윙스) 남자프로농구(서울 삼성 썬더스) 여자프로농구(용인 삼성 블루밍스) 등 소속 스포츠단 전체를 총괄하는 부사장 역할도 함께 맡았기 때문이다.

현장 지도자로 늘 하던 승패 결과에 대한 고민은 덜었지만 어쩌면 신 단장에게는 더 버거운 짐이 될 수 있다. 그는 "각 종목 팀들이 갖고 있는 어려운 부분을 풀어야 하는 자리라고 본다"며 "올해 남은 기간은 스포츠단 전체를 파악하며 내 스스로 느끼고 새롭게 배워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감독에서 단장으로 자리가 바뀐 뒤 그는 더 신중해졌다. 신 단장은 "더 겸손해야 한다"며 "지도자 시절을 되돌아보면 얻은 것도 많았고 잃은 것도 많았다. 그동안 함께 뛰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정말 고마울 따름"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래도 팀 걱정

신 단장은 18일 오후 팀 연습이 끝난 뒤 선수들과 코트에서 만났다. 그는 팀 운영주체가 삼성화재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자신이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고 대신 임도헌 수석코치가 감독을 맡는다고 얘기했다. 순간 코트는 조용해졌다.

신 단장은 "선수들에게 '크게 환경이 바뀌는 건 아니다. 동요하지 말고 임 감독과 평소처럼 운동을 하라'고 얘기를 했다"며 "주장을 맡고 있는 고희진이 아무래도 가장 놀랐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희진은 신 단장에게 "정말 감독을 그만두시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신 단장은 "길게 얘기할 필요는 없었다. 통보를 하고 바로 체육관을 나왔다"고 한다. 그의 뒤를 이어 새롭게 팀 지휘봉을 잡게 된 임도헌 신임감독에게도 따로 더 말을 하지 않았다.

신 단장은 "임 감독과 10년 동안 함께 지냈다"며 "누구보다 팀을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잘 이끌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신 단장이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사실상 감독 역할을 계속 할 거라는 시선도 있다.

신 단장은 "그럴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임 감독이 팀에 대한 모든 부분을 직접 처리한다. 팀에 대한 간섭이나 그런 부분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V리그 남녀팀을 통틀어 가장 프런트 입김이 덜한 대표적인 구단으로 꼽힌다. 현장 의견이 늘 최우선이었다. 감독과 운영주체가 바뀌었어도 기존 방침은 그대로라는 의미다.

한편 신 단장은 22일 오전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 이사회에 참석했다. 전용배 전 단장과 함께였다. 오는 6월 1일부터 공식업무를 시작하지만 단장으로서 첫 행보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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