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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경험' 현대캐피탈, V리그 출범 후 첫 PS 탈락


김호철 감독 "마(魔)가 낀 것 같은 시즌 남은 일정 잘 추스릴터"

[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이 받아들이기 싫은 결과를 손에 쥐었다. 현대캐피탈은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맞대결에서 덜미를 잡혔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선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승점 3을 얻는게 최상의 시니리오였다. 승점2를 얻을 수 있는 3-2 승리라도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실낱같이 이어갈 수 있었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전력의 추격을 따돌리며 1, 2세트를 먼저 가져갔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내리 세 세트를 내줬다. 뼈아픈 2-3 역전 패배로 승점 1 추가에 그친 현대캐피탈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고 김호철 감독의 표정도 어두웠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봄 배구'에 구경꾼 신세가 됐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부터 결정을 내야 하는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잦았다"면서 "마치 마가 낀 것 같은 시즌이 아닌가 싶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삼성화재·한국전력에게 밀렸다

현대캐피탈이 '봄 배구'에 나서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린 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승수를 가져왔던 하위권 팀에게도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시즌 전체 구상이 헝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에게 이번 시즌 단 1승(5패)만 올렸다. 무엇보다 한국전력에게도 2일 경기를 포함해 1승 5패로 철저히 열세였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는 3승 3패로 호각세를 보였고 올 시즌 드디어 우세를 잡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상대전적에서 전승(6승)을 기록했던 OK저축은행에게도 올 시즌 세 차례나 덜미를 잡혔다. 프로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LIG 손해보험에게도 한 차례 패배의 쓴맛을 봤다. 천적관계를 이어가지 못한 것도 현대캐피탈에게는 큰 타격이었던 셈이다.

현대캐피탈이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상대전적에서 두 팀 이상에게 밀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08, 2010-11, 2011-12, 2012-13시즌 등 네 차례나 된다.

하지만 그 때도 봄 배구는 거르지 않았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지만 3년 동안 인연이 없었던 챔피언결정전에 다시 올라갔다. 이 때문에 올 시즌에 대한 기대는 더 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그래도 정말 열심히 뛰었다"며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시즌을 마무리하는게 팬들을 위한 도리라 본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5일) LIG 손해보험(11일) 대한항공(14일)과 세 차례 경기가 남아 있다. 한 경기만 더 진다면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20패의 수모를 당하게 된다.

김 감독 개인적으로도 처음으로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한 시즌이 됐다. 현대캐피탈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17승 19패로 5할 승률 아래로 시즌을 마감한다.

김 감독은 지난 2012-13시즌 드림식스(현 우리카드) 사령탑을 맡았을 때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드림식스는 16승 14패를 기록해 5할 승률은 넘겼다. 이래저래 김 감독과 현대캐피탈 선수들에게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시즌이 돼버렸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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