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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같지 않은' 황택의, 고춧가루 부대 선봉장


돋보이는 경기 운영…순위경쟁 바쁜 한국전력 발목 잡아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KB손해보험이 고춧가루부대 노릇을 제대로 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1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내리 2~4세트를 따내며 3-1로 역전승했다.

한국전력이 이날 승리와 함께 승점3을 추가했다면 1위 대한항공과 2위 현대캐피탈(이상 승점43)은 상당한 압박을 받는다. 한국전력이 승점42로 바짝 따라붙기 때문.

하지만 한국전력이 바라는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KB손해보험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빈손에 그쳤다. 다음날(15일) 우리카드가 삼성화재에게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한국전력은 승점에서 우리카드에게 밀려 3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그만큼 KB손해보험전 패배가 뼈아프다.

KB손해보험은 4라운드 출발이 좋았다.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를 연달아 꺾으며 상위권 순위경쟁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안방인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당시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전 결과로 힘이 빠졌을까. KB손해보험은 이어 만난 대한항공에게도 1-3으로 져 2연패를 당했다.

KB손해보험은 연패가 더 이어질 수 있던 위기에서 만난 한국전력에게 귀중한 승점3을 챙겼다. 주포 우드리스(벨라루스) 뿐 아니라 김요한을 대신해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코트에 나온 이강원이 공격을 책임졌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수훈갑이 있다. 신인 세터 황택의다.

KB손해보험이 역전승을 거둔 이유는 기록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범실은 22개로 한국전력보다 한 개 더 많았지만 팀 전체 공격성공률은 KB손해보험이 55.24%를 기록, 45.45%에 그친 한국전력보다 높았다.

팀 공격 출발점이자 경기내내 공격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세터 대결에서도 황택의는 밀리지 않았다. 그는 1~4세트 동안 모두 90회 토스를 시도해 그 중 52회를 세트 플레이로 연결했다. 세트성공률은 57.77%다. 반면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은 87차례 토스를 시도해 39개를 세트플레이로 연결, 44.82%를 기록했다.

세트성공률이 세터 기량과 해당 경기 활약도를 가늠하는 절대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V리그 신인 세터 황택의가 10년차 강민웅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은 플레이를 한 셈이다.

KB손해보험은 전신인 LIG손해보험시절부터 서브 리시브와 함께 세터 자리가 늘 고민이었다. 황동일(삼성화재, 현재 군 복무중)이라는 대형 세터를 한때 보유했지만 효과는 크게 없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2016-17시즌 V리그 남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팀은 주저하지 않고 황택의를 선택했다. 세터 갈증을 해소할 선수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드래프트 일정 때문에 V리그 1라운드에 지각 데뷔했다. 2라운드들어 조금씩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늘어났고 3라운드부터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찼다. 띠동갑도 훨씬 넘는 베테랑 권영민을 비롯해 신인왕 출신 양준식을 대신해 신인 황택의가 코트의 사령탑 역할을 맡은 것이다.

황택의는 "두 선배 모두 내게는 멘토와 같다"며 "(권)영민이 형은 우드리스와 손발이 잘 맞지 않을때 조언을 자주 해준다. (양)준식이 형은 '뒤에서 든든하게 받치고 있을테니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뛰라'고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순조롭게 V리그 코트에 적응하고 있는 황택의이지만 걱정거리는 있다. 그는 "20점이 넘어가면서부터 나도 좀 불안해지는 구석이 있다"며 "4라우드 들어 그런 느낌이조금씩 사라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황택의는 "센터와도 더 잘 맞춰야한다"며 "이수황 형과는 비교적 손발이 맞는데 이선규 선배와는 아직 좀 잘 안맞는 것 같아 죄송하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황택의를 곁에서 지켜보는 강성형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흐뭇하다. 매경기 성장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황택의는 또 한 명의 멘토를 맞는다. 오는 26일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하는 세터 이효동이 친정팀으로 복귀한다. 한편 KB손해보험은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마지막 경기를 18일 안방에서 우리카드와 치른다. 우리카드는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다. KB손해보험이 이번에도 상위권팀을 상대로 고춧가루를 뿌릴지 관심이 가는 맞대결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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