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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상민 감독, 혹독한 9연패의 터널 빠져나오다


오리온스전 이기며 9연패 수렁 탈출

[이성필기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은 현역 시절 패배를 잘 몰랐다. 연세대 재학 시절은 물론 프로 입문 후에도 대전 현대와 전주 KCC, 서울 삼성에서 정상권 활약을 했고 팀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프로농구 감독 데뷔 첫 시즌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매번 뒷심 부족으로 팀이 패수를 쌓아가니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지난 26일 서울 SK와의 서울 연고 라이벌전에서는 연세대 1년 선배 문경은 감독과의 자존심 싸움에서도 패했다. 올 시즌 세 번 내리 패했다. 이날은 종료 1초를 남기고 득점을 허용하며 69-72로 지면서 9연패 수렁에 깊이 빠졌다.

이상민 감독은 패할 때마다 확실한 이유를 제시했다. "공격 루트가 단조로웠다"라든지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 "초반 속공 기회를 살리지 못해 점수 차가 많이 벌어졌다"라며 아쉬웠던 상황을 전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삼성은 전반에는 잘 버티다가 후반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연패가 계속되면서 뒷심 부족은 공식처럼 굳어졌다.

매번 경기 전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중 해야 할 일을 코치들을 통해 화이트보드에 적어 전달한다. 2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리를 잘해서 전달해도 선수들이 실전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감독 데뷔 시즌에 많은 것을 바라기는 어려운 이 감독이다. 그래도 감독이 된 이상 패배의 절반 이상은 이 감독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이날 오리온스전에서 이 감독은 벤치에 앉지 않고 시종일관 코트에 서서 선수들을 지휘했다. 슛이 성공하면 박수를 치고 실패하면 절규했다. 연패를 끊어보려는 몸부림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전통의 명가 삼성의 이름에 먹칠을 할 수는 없었다. 이날까지 패해 10연패를 기록하게 될 경우 역대 팀 자체 두 번째 긴 연패의 아픈 역사를 쓸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2011~2012 시즌 기록한 14연패가 최다였다.

삼성 선수들은 이 감독이 원하는 정신력을 앞세워 분발했다. 전반까지는 경기가 잘 풀렸다. 3쿼터에도 절대로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오늘 패하면 패배의식을 걷어낼 수 없다는 절박함이 모두에게서 묻어 나왔다. 4쿼터 시작 후에도 리오 라이온스가 호쾌한 덩크슛을 터뜨리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접전 양상에서는 이 감독이 작전 시간을 활용해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집착을 재차 주문했다. 선수들은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짜내 승리 의지를 코트에 쏟아부었다. 60-59로 박빙 상황이던 종료 3분여 전부터 더욱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삼성과 이상민 감독을 향해 웃음을 보내줬다. 삼성의 72-70 승리. 그야말로 고군분투의 결과였다. 기나긴 연패의 터널에서 탈출한 삼성, 반전의 첫 걸음이 될 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잠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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