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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인데…구단들, 왜 라틀리프 꺼려하나


언제 바뀔지 모르는 외국인제도…100만불 이상 예산도 부담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리카르도 라틀리프(29, 한국명 라건아)라는 최대어가 시장에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다. 두 가지 불안요소 때문이다.

KBL은 오는 26일 KBL센터에서 라틀리프에 대한 특별 귀화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23일부터 25일까지 영입 의향서를 제출한 구단들을 대상으로 1/N 확률을 부여해, 이들 구단에서 영입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라틀리프를 지명한 구단은 3년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KBL 측에 따르면 24일 오후까지 1개 구단만 영입 의향서를 제출했다. 향후 1~2구단의 영입의향서를 제출할 가능성은 있지만 몇몇 구단들은 애초에 발을 빼고 외국인선수 2명을 영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두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라틀리프를 보유하는 기간 내에 외국인 제도가 변경될 수 있다는 부담이다. 당장 올 시즌엔 장단신 제도가 보다 심화돼 장신은 200㎝ 이하로 제한되고 단신은 186㎝ 이하로 제한된다. 또 '라틀리프 특별법'에 의거, 라틀리프를 영입하는 구단은 외국선수 두 명을 더 보유할 수 있는 대신 샐러리캡이 70만 달러(한화 약 7억 5천만원)에서 42만 달러(약 4억 5천만원)로 깎인다. 외국인선수 1명을 영입할 경우엔 35만 달러(한화 약 3억 7천만원)가 된다.

이 제도를 잘만 이용하면 단숨에 우승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구단의 자유다. 라틀리프를 보유하고 기술이 빼어난 단신 외국인선수 1명에게 35만 달러를 모두 쏟아부어도 그만이며, 적절한 한도 내에서 장단신 선수를 2명 보유해 라틀리프와 조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점이 불안요소다. 실제로 김영기 총재와 현 이사회 시스템 하에서 외국인선수 제도는 두 번 바뀌었다. 즉 이 제도가 1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총재와 이사회의 몫이겠지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하면 KBL 측에서 1년 뒤 곧바로 폐지할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

한 KBL 구단 핵심 관계자는 "어차피 룰이 바뀔텐데 영입할 이유가 없다. 영입했다가 3년간 발이 묶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만약 다음 시즌에 이 제도가 폐지된다면 라틀리프를 영입한 구단은 라틀리프는 그대로 보유하되 새로운 제도에 맞는 외국인선수 영입 전략을 짜야한다.

라틀리프의 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은 변수다. 단 2019~2020시즌부터 트레이드가 가능하며 국내선수가 아닌 외국인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국내선수는 물론 외국선수 샐러리캡에서도 적용이 제외되는 그를, 어떤 선수와 어떻게 트레이드해야 할지도 구단 입장에서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실적으로 이 트레이드도 쉽지 않다. 예를 들어 A구단이 라틀리프와 장신·단신 한 명씩을 보유했다고 가정하자. 이 구단이 장신 외국인선수와 단신 외국인선수를 보유한 B구단과 협의를 통해 라틀리프와 장신 외국인선수를 트레이드할 경우, A구단은 장신 선수 2명과 단신 선수 1명을 보유하는 기괴한 그림이 나온다. 라틀리프를 보유하지 않은 구단이 외국인 세 명을 동시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KBL가 발표한 이사회 결과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논의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에 더해 금전적인 부담을 걱정하는 구단들도 있다. 연봉은 물론 영입 이후 선수에게 발생하는 세금 등을 라틀리프 본인이 아닌 구단이 부담해야한다. 몸값만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 7천만원)를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라틀리프 영입전에 불참을 선언한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돈이 없다. 외국인선수에게 100만 달러를 쓴다는 것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국내선수 샐러리캡 적용 외라는 점을 생각하면 구단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 시즌은 드래프트가 폐지되고 금액 한도 내에서 선수들을 자유롭게 선발할 수 있는 제한적 자유계약 제도가 시행된다. 각 구단들은 유럽과 미국 등지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선수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틀리프보다 저렴한 금액에 더 좋은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라틀리프 영입으로 얻는 이익도 만만치 않다. 그는 2017~2018시즌까지 309경기에 출전해 평균 28분 51초를 소화하면서 18.7점 10.4리바운드 2어시스트 1.3블록을 기록했다. 명실상부 최고의 외국인선수였다. 실제로 외국선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것은 물론 59경기 연속 더블더블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까지 세웠다.

파괴력과 꾸준함은 물론 한국으로 귀화해 국가대표까지 발탁된 최초의 외국 국적의 선수라는 상징성까지 있다. 본인의 능력으로 팀을 이끄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그러나 제도와 금전 등 현실적인 부분에서의 걸림돌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은 라틀리프의 이동으로 생기는 허점을 없애는 것이 급선무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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