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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준우승' DB, 이우정 발견으로 더욱 빛났다


챔프전 7.6점 1.2어시스트…공격성 발휘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우승에 한 발 모자랐지만 원주 DB가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예 이우정(23)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잠재력을 더욱 개화시키려는 이상범(49) DB 감독의 배려가 있었기에 더욱 빛났다.

DB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 서울 SK와 경기에서 77-80으로 패배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2014~2015 시즌 이후 3시즌 만에 챔프전에 올라 통산 3번째 통합 우승을 노렸던 DB다. 1·2차전을 연달아 승리로 만들면서 우승 희망을 밝혔지만 이후 4경기에서 거짓말처럼 연패를 당했다. 2연승 뒤 4연패로 준우승에 머문 것은 KBL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DB는 준우승만큼이나 드라마틱한 한 해를 보냈다. 안양 KGC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일본에서 고등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야인에 머물렀던 이상범 감독의 부임이 변화의 시초였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디온테 버튼이라는 신예 외국인선수를 뽑으면서 새로운 색채를 뿌리내리려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DB의 초점은 리빌딩에 맞춰져 있는듯 했다. 그러나 결국 이 두 명의 새로운 얼굴이 팀을 탈바꿈시켰다. 선수들의 실수에도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이 감독의 따뜻한 리더십 속에 팀은 굳어졌다. 버튼의 개인능력으로 팀은 업그레이드됐고 이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로드 벤슨도 버튼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기존 국내 선수들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발견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팀의 에이스가 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두경민은 스스로 그 껍질을 깨면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여기에 주장 김태홍과 서민수 등 식스맨으로 평가받던 선수들의 활약도 괄목상대였다. 막판 두경민을 둘러싼 잡음도 있었지만 김주성, 윤호영 등 팀의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았다. '원팀'으로 똘똘 뭉쳐 '최하위 0순위' 꼬리표를 떼고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손에 거머쥐었다.

이러한 놀라운 발견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어졌다. 무서운 신예 이우정의 활약이 좋은 예다. 이우정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국내선수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DB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리그 기록은 20경기 출전 평균 11분 21초, 2.6점 1어시스트 1리바운드. 가능성은 있지만 확연히 보이는 성적은 아니었다. 안양 KG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1경기에 나서 2분 48초를 소화한 것이 다였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그는 5경기에 출전해 19분41초를 소화하면서 7.6점 1.2어시스트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정규리그에서의 성적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단순히 성적만 좋았던 것이 아니라 내용도 훌륭했다. 특히 과감성에 있어선 박수받아 마땅했다. 국내 최고 가드라는 김선형을 앞에 두고 점퍼를 몇번이나 성공했다. 높이를 의식하지 않는 빠른 돌파도 박수를 받았다. 아직 다듬어지진 않은 부분도 있지만 잠재력과 실력이 엿보이는 장면을 몇차례나 만들었다.

이 감독도 이러한 이우정을 위해 배려했다. 그는 지난 5차전을 앞두고 이우정에 대해 "아직 그만한 선이 있다. 상대와 대등할때엔 분명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우정이가 좋아하는 것만 하게끔 해주면 된다. 트라우마에 걸리게 하고 싶지 않다"고 배려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결과가 아닌 선수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이 감독은 "실수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으면 골치 아프다. 그 다음 시즌부턴 볼을 놓칠 수도 있고 정규리그에서부터 그런 장면이 나올 수 있다"면서 "우린 내년이고 내후년이고 이우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신예에게 힘을 실었다.

마지막 6차전서도 이우정의 플레이는 과감했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35분 51초를 소화하면서 13점 3어시스트로 국내선수 가운데선 최고 스코어를 기록했다. 가장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6차전에서 자신의 재능을 완전히 개화한 것이다. 물론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승부처였던 4쿼터, 4개의 3점포를 던졌지만 모두 림을 벗어났다. 하나라도 들어갔더라면 승부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그를 질책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우정의 슛 셀렉션을 칭찬했고 힘을 북돋아줬다. 마지막까지 이우정의 성장을 도모한 것이다. 마치 올 시즌의 DB를 상징하는듯한 장면이 마지막까지 나왔다. 결과와 선수들의 성장을 동시에 잡은 DB의 준우승이 더욱 빛났던 이유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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