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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 입은 이라크 감독, 함께 비 맞은 슈틸리케


한국, 이라크 2-0 꺾고 아시안컵 결승행

[최용재기자] 26일 호주 시드니에는 '비'가 내렸다.

그래서 이날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과 이라크 대표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은 수중전으로 펼쳐졌다. 비와 함께 한국과 이라크 경기도 시작됐다.

그런데 한국과 이라크의 두 감독이 전혀 상반된 모습을 연출했다. 비가 오자 라디 셰나이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우비를 입었다. 우비를 입은 채 선수들을 지휘했고, 비가 잠시 그치자 우비도 벗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비를 맞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비가 오는 와중에도 비를 피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비를 맞으며 선수들을 지도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입장할 때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비가 오는데도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선수들을 맞이했다.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선수들과 손을 마주쳤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 모든 경기에서 하는 일이다. 비도 슈틸리케 감독의 따뜻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경기가 시작됐고, 한국은 이정협과 김영권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과 감독이 비를 함께 맞은 한국은 승리했고, 우비를 입은 이라크 감독은 패배했다. 결승에 올라간 이는 선수들과 함께한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물론 감독은 비가 오면 우비를 입을 수도 있다. 우비로 비를 가리며 경기를 지휘한 이라크 감독이 더욱 현명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벤치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감독이 자신들과 비를 함께 맞는 것을 본 이들과, 우비로 비를 피하고 있는 감독을 봤을 때, 어느 쪽이 더 열정을 가지고 뛸 수 있겠는가.

비를 함께 맞는 슈틸리케 감독의 모습이 우비를 입은 이라크 감독보다 더 아름답게 보였던 이유다. 힘든 일도, 어려운 상황도 선수들과 함께 하겠다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한국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고, 한국이 승리할 수 있었던 아주 작은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진정한 친구는 비가 올 때 함께 우산을 쓰는 것이 아니라 우산을 버리고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라크전에서 선수들과 함께 비를 맞은 슈틸리케 감독의 모습이 그렇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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