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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연봉공개, 기대와 불안 사이


"구단 재정 건전화 될 것" Vs "투자 위축 및 선수 유출 가속화"

[이성필기자] 상당한 논란에 휘말렸던 프로축구 K리그의 2014 시즌 연봉이 공개됐다. 당초 방안보다 후퇴했다고는 하지만 개인연봉 상위 순위까지 공개되면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처음 연봉공개를 하면서 국내 선수들의 전체 연봉과 구단 평균치만 공개했다. 거센 반발이 터졌지만 프로연맹은 개인 연봉 공개까지 예고했고 18일 지난해보다 더 구체적인 연봉 공개가 있었다. 이에 대해 K리그의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평가와 투자 위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군팀 상주 상무를 뺀 11개 구단 중 연봉 1위는 전북 현대였다. 평균 3억3천700만원(국내 선수 2억7천600만원)이다. 지난해 1위였던 수원 삼성은 2억9천만원(국내 선수 2억5천600만원)으로 2위, 그리고 울산 현대(2억3천300만원), FC서울(2억1천400만원), 포항 스틸러스(1억9천800만원)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국내 선수 최고 연봉 1~3위에는 11억1천400만원의 이동국(전북 현대), 10억7전만원의 김신욱(울산 현대), 8억3천200만원의 김두현(수원 삼성)이 자리했다.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자는 몰리나(FC서울)로 13억2천400만원이었고, 레오나르도(전북 현대) 11억8천500만원,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FC) 11억1천600만원 순이다.

프로연맹의 연봉 공개 목적은 각 구단의 기형적인 재정 상태를 바로잡아 합리적인 운영을 유도하자는데 있다. 실제 K리그 구단들은 구단 전체 운영비에서 선수단 인건비의 비율이 적게는 65%에서 많게는 80%를 넘는 곳도 있었다.

선수단 인건비가 치솟는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타 구단 이적이 쉽다는 점, 넓은 해외 진출 시장, 성과주의에 따른 과도한 승리 및 골 수당 베팅 등으로 압축될 수 있다. 이 중 각종 수당 책정은 좋게 말하면 사기 진작책이고 다르게 표현하면 과도한 인건비 지출로 해석된다.

구단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연봉 공개 전까지는 두려워하는 구단들이 상당히 많았다. 막상 공개가 된 뒤에는 차분한 분위기가 묻어 나온다.

연봉 공개에 반대했던 A구단의 B프런트는 "이미 공개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면서도 "다만, 프로연맹의 태도가 아쉽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공개된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되짚은 게 있느냐.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될 것 같다. 투자 위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K리그의 다수인 기업구단의 생리를 전혀 모른다. 모기업이 구단 운영비를 줄이라고 하면 인건비가 아니라 홍보마케팅비부터 줄일 것이다"라며 연봉공개의 실질적인 성과에 신뢰를 보이지 않았다.

비교적 이해한다는 C구단의 D프런트는 "프로연맹이 직접 구단의 재정 상태를 정상으로 돌리겠다는 인위적인 시도에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공개를 계기로 거품이 사라진다면 환영할 수 있다. 줄여진 인건비가 다른 부문으로 투자될 것이라는 발상은 프로구단의 생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지만 구단들이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단 프로연맹이 추정치로 공개한 평균 연봉 역시 완전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연봉에서 승리수당과 출전수당을 계량화한 것이라는 점이다. 승리나 출전 횟수가 얼마든지 널뛸 수 있는데 일률적으로 묶었기 때문이다. 구단별로 옵션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E구단의 F단장은 "프로연맹에 승리수당과 출전수당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지 물어도 뚜렷하게 대답해주지 않더라. 지난해와 똑같은 상황이다"라고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프로연맹 관계자는 "대략적인 성적의 평균을 낸 것이다. 추정치라고는 하지만 구단들이 최근 몇 시즌 동안 낸 성적이 일정하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가속화되고 있는 해외 선수 유출 등에는 영향이 있을까. 복수의 에이전트에게 물어보니 일단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한 에이전트는 "선수들의 해외 이적은 매년 있어왔기 때문에 연봉 공개로 문제가 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다만, 연봉 공개가 전면적으로 확대될 경우 문제 의식을 느낀 선수들이 K리그를 떠나겠다는 요구를 할 수 있다. '프로'가 무엇인가, 정당하게 뛰고 임금을 받자는 것인데 합당하게 받아도 비난받으면 이적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스타 선수보다 준척급 선수들의 이탈이 더 걱정된다"라고 지적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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