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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안정환 차출 사건'을 아십니까


[최용재기자] '판타지스타' 안정환(36)이 현역 선수 은퇴를 결정했다.

안정환이 은퇴를 알리자 많은 한국 축구팬들이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그가 한국 축구에 남긴 추억과 감동은 여전히 팬들 가슴속 깊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언론과 미디어들이 안정환이 남긴 영광과 업적, 그리고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포함한 3번의 월드컵 출전과 K리그 르네상스의 주역 활약 등 안정환이 한국 축구에 남긴 족적은 크고 위대했다. 또 블랙번 진출 실패, 페루자와의 이별 등 아픔도 많았다.

안정환의 많은 업적과 사건 중 한 가지 팬들의 기억에 희미해진 것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안정환이기에 가능했던 사건이었다. 안정환의 인기와 그가 미치는 영향력이 만들어낸 다소 황당하고도 재미있는 사건이었다. 당시에는 논란도 컸다. 바로 '훈련병 안정환 차출 사건'이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2003년 6월이었다. 2002 월드컵 4강의 업적으로 군면제 혜택을 받은 안정환은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6월2일부터 백마부대에서 훈련병 신분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6월11일 한국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을 치르기로 돼 있었다.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을 3일 앞둔 6월8일,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0-2로 완패를 당했다. 그러자 축구팬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나 대표팀에 해결사가 보이지 않자 대표팀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런 분위기가 '훈련병 안정환 차출'이라는 사건의 시발점이 됐다.

대표팀의 해결사 부재에 축구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선수가 바로 안정환이었다. 우루과이와의 경기 바로 전 A매치였던 일본전(5월31일)에서도 안정환은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기에 그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결국 팬들은 국방부에 안정환이 아르헨티나전에 뛸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국방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강력히 호소했다. 그러자 해결사 부재를 걱정하던 대한축구협회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결국 국방부의 배려로 안정환은 아르헨티나전 대표 차출을 허락 받았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축구팬들은 열광했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코엘류 감독도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정환은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인 6월10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 합류해 아르헨티나전 출전을 기다렸다.

경기 당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 명이 넘는 구름관중이 몰렸다. 세계적 강호 아르헨티나와의 일전, 그리고 '판타지 스타' 안정환의 복귀 등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빅매치였다.

그런데 기대했던 안정환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짧은 머리의 안정환은 벤치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볼 뿐이었다. 안정환의 얼굴이 전광판에 비춰지자 팬들은 열광했고, 안정환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출전을 바랐지만 결국 안정환은 이 경기에 결장했다. 경기 결과는 한국의 0-1 패배.

안정환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논란이 더욱 거세게 일어났다. '어렵게 합류한 안정환을 왜 출전시키지 않았느냐'는 비난과 또 '훈련병 신분의 안정환을 굳이 평가전에 합류를 시켜야만 했냐'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 '훈련병 안정환 차출 논란'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안정환이라는 희대의 '슈퍼스타'가 있었기에 벌어졌던 해프닝이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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