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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으로 하나 되는 한반도'…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떻게 2002년의 여름을 잊을 수 있겠는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월드컵. 바로 2002 한·일 월드컵이었다. 비록 일본과 함께 개최한 월드컵이지만 2002년 월드컵은 일본이 아닌 한국의 축제였다. 아시아 국가 최고 기록인 4강 신화. 거스 히딩크 감독과 태극전사들이 전했던 감동. 그리고 거리로 뛰쳐 나왔던 붉은 악마들. 한국이 전한 감동은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그렇게 2002년 월드컵은 한국 축구 역사에, 한국의 문화에 큰 획을 그었던 월드컵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까지도 한국의 국민들이 가장 행복했을 때, 가장 큰 환희를 느꼈을 때를 꼽으라면 2002년을 되새길 정도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22년. 한국은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만끽하려고 했다. 이번에는 '일본과 함께'가 아닌 단독 개최를 노렸다. 2022년 월드컵의 의미와 가치는 2002년보다 더욱 크고 넓었다. 한국만의 축제가 아닌 우리의 동포, 한민족 북한과 함께하는 월드컵을 추구했다.

2022년 한국월드컵의 키워드는 한반도 평화였다. 한국과 북한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냉전시대가 지나가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이념과 체제보다는 경제로 경쟁하는 현 시점에도 한반도는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다. 서로를 감싸안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스포츠, 축구의 힘으로 화합을 이끌려고 했다. 스포츠의 힘은 위대하다. 적대적 관계였던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변화의 물꼬를 텄던 '핑퐁 외교'가 대표적이다. 또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는 축구를 통해 내전을 막기도 했다. 북한과 함께 치르는 월드컵으로 남-북한의 관계 변화를 꾀했다. 최근 연평도 포격 사태로 인해 더욱 절실해진 과제였다.

그리고 한국의 2022 월드컵 개최는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에 이바지 하겠다는 당찬 목표도 들어있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 지역에서 피어나는 평화의 꽃은 세계 평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남북의 화합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그토록 바랐던 꿈은 일단 무산되고 말았다. 2022년 월드컵의 주인공은 카타르가 됐다. 중동의 평화를 내걸었던 카타르, 오일 머니로 무장한 중동이 FIFA 집행위원들의 표를 얻어냈다. 월드컵으로 하나 되는 한국과 북한, 월드컵으로 세계 평화를 추구하려 했던 우리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망스럽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다음 기회가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한반도 평화, 월드컵으로 하나 되는 한국과 북한. 이번에는 비록 무산됐지만 꿈을 계속 꾸는 한 그 꿈은 아직 진행 중인 것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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