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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력]김상식, 멀티 플레이어의 비애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이 벌어진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국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 종료 몇 초를 남겨놓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식사마' 김상식(성남)은 홈페이지를 폐쇄할 정도로 결과에 실망한 팬들의 원성을 들었다.

우선 엄밀하게 따지면 김상식과 김영광 모두에게 실점의 책임이 있다. 김영광은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면 김상식에게 확실한 콜 플레이를 해야했다.

김상식은 이란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곧바로 걷어내지 않고 측면 공간으로 이동시키다 하세미안에게 빼앗겼고, 하세미안은 골문을 비우고 나온 김영광을 확인한 뒤 가볍게 공을 걷어올려 텅빈 한국의 골문을 열어제쳤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달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골키퍼에게는 페널티박스 내에서의 보스 역할과 수비라인을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상식이 볼을 빼앗긴 장면이 워낙 아쉬웠기에 많은 팬들은 실점의 책임을 김상식에게만 묻고 있다.

김상식은 소속팀 성남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지난 대만전에 이어 이란전에서도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고 가끔 김남일을 대신해 본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기도 했다.

김상식은 베어벡 감독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인 것이다. 하지만 이란전 실점 상황은 멀티 플레이어의 비애를 보여주고 있다.

울산 현대의 임종헌 코치는 "김상식이 전문적인 중앙 수비수였다면 볼 처리를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에는 미드필더로 뛰었기에 그 상황에서 드리블을 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앙 수비수들은 지체없이 공을 걷어낸다"고 밝혔다.

근래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외국인 감독들은 멀티 플에이어를 선호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에 감독의 전술 운용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올초 현역에서 은퇴한 유상철처럼 멀티 플레이어로 성공한다면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유한 선수로 축구팬들의 뇌리에 남을 수 있다.

하지만 김상식의 경우 처럼 자신의 본래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순간적인 실수를 범한다면 팬들은 '멀티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실수한거야'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김상식은 안돼'라는 말을 많이 내뱉을 것이다.

조이뉴스24 김종력기자 raul7@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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