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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뉴스]이호의 헤어밴드는 '속옷 재활용품'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이호는'장발족'입니다.

본인은 멋을 부리기 위해 머리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이발할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기른다고 항변하지만 어깨까지 치렁치렁 흘러내리는 머리는 자의반 타의반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이호는 지난 7일 울산 문수경기장서 열린 대구FC와의 홈경기서 자신의 머리에 새로운 '패션'을 가미했습니다. 긴 머리에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그라운드에 나선 것입니다.

사실 머리띠는 오랜 기간동안 축구선수들에게 사랑받아온 '패션 아이템'입니다. 격렬한 축구경기에서 아무래도 긴 머리는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머리띠를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걸출한 스트라이커였던 바티스투타는 '머리띠 족'의 대표주자 격입니다.

그렇다면 머리를 자르러 갈 시간도 없다는 이호는 과연 어디서 멋진 머리띠를 구입했을까요? 경기후 이를 궁금하게 여긴 한 취재진이 이호에게 머리띠의 출처를 물었을 때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머리띠는 서동명 골키퍼가 만들어 준 거에요. 동명 형이 손재주가 좋거든요."

머리띠를 만든 재료는 놀랍게도 '태클 팬티'였습니다. '태클팬티' 혹은 '파워팬티'라 불리는 쫄바지는 축구 선수들이 속옷 대용으로 활용하는 옷입니다.

서동명 골키퍼가 태클팬티의 허벅지 부분을 잘라서 이호에게 머리띠를 만들어 준 것입니다. 울산 선수중 이호 외에 박동혁도 서동명이 손수 제작한 수제(手製) 머리띠를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었습니다.

"훈련이 끝나고 지나가는데 동명이 형이 옆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더라고요. 물어보니 머리띠를 만들고 있다고 해서 저도 하나만 달라고 부탁했죠. 착용하니 편하네요" 이호는 서동명의 손재주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냈습니다.

물론 이호가 머리띠를 착용할 날이 얼마나 남았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현재 그는 머리 자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리가 짧아지면 자연스럽게 검은 머리띠와도 작별을 고하게 되겠지요.

그러나 취재진들이 "지금 머리 모양 좋고 잘 어울리는데 한번 길러보지 그래요."라고 말하자 솔깃한 표정으로 "그래요? 음... 한번 길러 볼까요?"하며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습니다.

어쩌면 이번 독일월드컵서 이호가 서동명표 수제 머리띠를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전세계 축구팬들과 함께 지켜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이뉴스24 울산=이지석기자 jsle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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