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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운명의 나날…정몽규 회장이 나서야 한다


사실상 자신이 기술위원장 낙점…선택에 대한 책임 통감해야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기술위원장 선임을 놓고 숙고하던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선택은 김호곤(66) 부회장이었다.

김 신임 기술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백지에서 시작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국 축구는 위기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중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9회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일단 급한 불은 하나 껐다. 기술위원장 선임을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고 김 신임 기술위원장을 낙점하면서 감독 선임으로 모든 과정이 전환됐기 때문이다. 7월 중에는 감독을 발표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외국인 감독 선임은 배제됐기 때문에 국내 감독이 소방수도 나설 전망이다.

기술위원장과 회장은 사실상 한몸이 됐다. 기술위원장은 회장이 총회의 승인을 거쳐 선임하는데 사안이 급박한 점을 고려해 먼저 선임하고 나중에 승인을 받는 형식을 선택했다. 한마디로 정 회장의 믿음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향후 일정도 비슷하다. 김 부회장이 선택하고 추천하는 감독에 대해서는 사실상 시간 부족이라는 점에서 수락이 불가피하다. 선택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똑같이 지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후보군이 있지만, 선택에 따라 신뢰의 무게와 비판의 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보통 한 번 믿음을 주면 쉽게 바꾸지 않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중국 원정에서 0-1로 패하고 홈에서 시리아를 겨우 이길 당시 기술위원회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건의에 대해서도 고민하다가 유임을 결정했다. '골든 타임이 지나간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하지만, 카타르에 2-3으로 패하자 '상호 계약 해지'로 포장된 경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한 원로 축구인은 "정 회장은 쉽게 조직의 틀을 바꾸거나 사람을 흔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가끔은 선택이 늦기도 하는데 조금은 빠른 일처리도 필요하다. 사기업과 달리 스포츠 조직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쨌든 기술위의 의견과 정 회장의 선택은 같았다. 이 전 위원장이 사퇴하면서도 부회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정 회장의 의지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제 남은 것은 김 부회장의 선택에 따른 정 회장의 결단이다. 정 회장은 이번에도 김 신임 기술위원장이 모든 일처리를 할 수 있게 특별한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형식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위기 상황에서 특별한 메시지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만약 본선 직행에 실패하거나 플레이오프로 밀리게 된다면 지도부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신의 직은 물론 한국축구의 명운을 걸고 협회를 이끌어야 한다.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정 회장의 어깨도 무척 무거운 상황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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