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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보약' 제주, 안방 패배도 경험이다


애들레이드전 아쉬운 패배…"실수 하지 않겠다" 다짐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경기를 잘 치르고도 한 방이 부족했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경험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제주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1-3으로 졌다.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애들레이드와 동률이 됐지만, 상대 전적에서 1무 1패가 되면서 3위로 밀려났다.

장쑤 쑤닝(중국)이 감바 오사카(일본)를 3-0으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일찌감치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제주는 남은 장쑤와 감바전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애들레이드도 감바, 장쑤 순으로 경기를 치른다. 두 팀을 상대로 승수를 잘 쌓느냐에 16강 진출이 달렸다.

제주는 애들레이드에 파상 공세를 취했지만 한 방이 부족했다. 경기를 조율하는 권순형의 부재를 문상윤이 어느 정도 메웠다고는 하지만 경기 전체가 정리되지 않은 채 90분을 뛰었다. 올해 K리그 5경기 포함, 9경기 9실점 중 애들레이드에만 6실점했다. 뻔히 오답 노트가 나와 있었지만 알고도 또 당했다.

애들레이드는 달랐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스페인 세비야 출신 바바 디아와라와 지난해 제주에서 뛴 김재성 영입으로 중원에서 안정성을 높이면서 공격을 이어갔다.

두 팀의 차이는 경험이었다. 제주는 2011년 이후 6년 만에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했다. 애들레이드도 2012년 이후 5년 만의 조별리그 경험(2016년 플레이오프 탈락)이다. 그러나 2012년 이전 단골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이었다.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 성남 일화 등 K리그 팀들을 상대한 경험이 있다. 한국 원정을 가는 데 있어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지난 7일 멜버른 시티와의 호주 A리그를 끝낸 뒤 제주까지 먼 여정을 앞두고 중국 상하이에서 1박을 하고 오는 등 신체 리듬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90분 내내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홈과 원정에서 경기 운영을 달리 가져가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의욕적인 제주를 상대로 웅크려 있다가 역습과 세트피스로 골을 뽑아내며 손쉽게 승리를 가져왔다.

반면 제주는 화끈한 공격을 보여줬지만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스스로 경기를 그르쳤다. 골키퍼 이창근은 후반 4분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한 차례 보이지 않는 펀칭 실수를 범했다. 코너킥에서 수비하러 나오는 과정에서 자리를 엉성하게 잡아 딜란 맥고완에게 머리로 골을 내줬다.

이창근은 "나 하나 때문에 팀이 흔들리게 되니 힘들더라.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일이 많을 텐데 교훈 삼아 다음에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어 "오늘같은 경기는 하지 않겠다. 정말 많이 배웠고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도 "의욕이 지나치고 자신감이 결여 되는 등 여러 가지 모습이 나왔다. 그래도 이기려고 끝까지 애를 쓰는 모습은 좋았다. 중국, 일본, 호주 선수들을 상대로 경험을 쌓은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며 경험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음을 시인했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의지와 자신감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조 감독은 "감독의 전술, 전략 실패에 따른 책임을 통감한다. 선수들은 점점 나아지는 중이다. 개선 여지가 있다"며 남은 두 경기에 유연한 선수 기용과 전술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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