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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온 최민수, 단숨에 신태용호 '복덩이'로


에콰도르전 후반 45분 출전…"적응 어려움 없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데 인상적이더라고요."

신태용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 에콰도르전 후반 최민수(18, VfB 슈투트가르트)를 투입했다.

골키퍼인 최민수의 독일 이름은 케빈 하르,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민수는 VfB슈투트가르트 17세 이하(U-17)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독일 U-17 대표팀에도 소집된 경험이 있다.

한국과 독일 여권을 모두 보유한, 이중국적자인 최민수는 신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FIFA 공인 대회도 아니고 독일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이번 대회 출전에 문제가 없었다.

최민수에게는 행운처럼 온 기회였다. 이준(연세대)이 코뼈 골절 부상을 당해 대체자로 지난 23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온두라스, 잠비아전에서는 몸만 풀다가 끝났지만, 에콰도르전에서는 0-2로 지고 있던 후반 기회를 얻어 45분을 소화했다.

긴장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경기였지만 최민수는 침착했다. 수비 뒷공간이 계속 뚫리면서 상대에게 슈팅 기회를 내줬지만 침착하게 방어했다. 후반 9분 예이손 게레로의 묵직한 슈팅을 펀칭해냈다. 22분에도 왼쪽 측면에서 수비 사이로 절묘하게 떨어지는 볼을 뛰어 나와 막았다.

상대적으로 전반 안준수(세레소 오사카)가 대형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최민수의 방어는 인상적이었다. 한국 벤치에서는 격려의 박수가 나왔고 관중들도 탄성을 내질렀다.

상기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최민수는 "처음 대표팀 경기에 나섰는데 팀이 0-2로 패한 결과는 원하던 것이 아니었기에 마음이 복잡하게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 감독은 전반 안준수, 후반 최민수 출전이라는 계획을 일찌감치 세워 놓고 있었다. 최민수는 "경기 출전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데뷔전 기회를 얻어 기쁘다. 재미있는 경험이 됐다"고 좋아했다.

최민수는 대표팀에서 어설프지만, 한국어를 조금씩 구사하며 선수들에게 다가서려고 했다고 한다. 식사 시간에는 "맛있다", "잘 먹는다" 등 알고 있는 표현을 구사하며 친근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막내이니 이승우, 이상민 등 형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빠르게 대표팀 분위기에 녹아들었다는 전언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독일에서 축구를 하기 때문인지 어색함이 없다. 형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신태용 감독도 적극적인 최민수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때문인지 신 감독도 "또래와 비교해 3살이나 어려서 아이 느낌이 난다. 그래서 틈이 나는 대로 형들과 어울리기 위해 장난도 치고 웃기고 하고 즐겁게 잘 지내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선발 여부는 미지수다. 다음달 3일 4월 소집훈련 명단을 발표할 때 부상으로 빠진 이준을 호출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코뼈 부상이 어느 정도 나았다고 하더라.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민수의 최종 선발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셈이다. "골키퍼 코치와 상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 신 감독의 생각이다.

신 감독의 평가와 관계없이 최민수는 좋았다는 듯 "동료들이 다 잘해줘서 적응에 어려움이 없었다. (데뷔전은)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큰 실수도 없었고 실점도 없어서 경기력에 만족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기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장점을 묻자 "발밑 기술이 좋고 내 나이에 비해 체력도 괜찮다. 점프력도 좋아 제공권에도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점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어린 선수답지 않은 노련미(?)도 과시했다.

대구에 사는 할머니를 보기 위해 과거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최민수는 "이번 방문은 특별했다. 대표팀 선수로 처음 소집됐고 처음으로 출전했다. 음식이나 선수들과 함께 한 생활 모두 만족스럽다"고 했다. 또 한 번 태극마크를 달았으면 하는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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