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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듀오' 산토스·조나탄의 수원 우승 대망(大望)


산토스 "올해는 느낌 달라"…조나탄 "모든 대회 정상에 서고 싶어"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014, 2015년 수원 삼성은 K리그 클래식에서 2년 연속 2위를 했다. 전북 현대가 압도적인 1위를 하는 바람에 수원의 2위는 K리그의 현실을 반영했다는 목소리만 확인했다. 전북만 투자하고 나머지 팀들은 위축된 경영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두 번의 2위에는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산토스(32)가 있었다. 산토스는 2014년 14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2015년에도 12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산토스가 없었다면 수원의 2위도 없었을지 모른다. 2016년에는 수원이 강등권까지 내려갔다가 오면서도 산토스는 12골 3도움으로 꾸준함을 보였다.

하지만 '보급형 호날두' 조나탄(27)이 등장해 모든 관심을 가져갔다. 조나탄은 클래식 14경기 10골을 넣더니 FA컵에서도 4경기 4골을 넣으며 우승에 공헌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농사가 신통치 않았던 수원에는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산토스 "조나탄과 크게 목소리 한 번 내고 나서 친해졌어요"

둘의 올 시즌 상황은 또 다르다. 수원이 플랫3 수비에 기반을 둔 공격 전술을 구상하면서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모든 축이 조나탄에게 맞춰졌다. 산토스는 3-4-1-2에서는 설 자리가 없고 3-4-3에서는 오른쪽 날개로 뛰지만 뭔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

서정원 감독은 "조나탄은 처음으로 함께 훈련하는 시즌이라 기대가 된다. 산토스 역시 언제나 자기 역할을 한다. 주어진 역할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있어서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둘의 속마음은 어떨까, K리그에서 올해 8년째인 산토스는 여유가 넘쳤다. 오히려 조나탄과의 융화를 위해 자신이 좀 더 희생하겠다며 웃어 보였다.

"작년에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나탄이 왔다. 해결사로 온 것 아닌가. 조나탄 덕분에 지금의 수원이 있었다. 처음에는 조나탄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중에 잘 녹아들면서 서로 좋아졌다. 조나탄과 친해진 것도 훈련 중에 서로 큰 소리를 낸 적이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싸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는데 일종의 서로 잘하자는 의미였다. 원래 브라질 선수들이 그렇다. 서로에게 요구를 많이 한다. 싫어서가 아니라 잘해보자는 의미의 목소리다. 그 덕분에 친해질 수 있었다. 조나탄 역시 K리그가 처음이 아니라서 어떤 느낌인지 알았을 것이다."

조나탄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오히려 산토스로 인해 자신의 성격이 조금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토스의 말에 모두 동의한다. 내가 수원에 온 시기에는 장난도 웃음도 별로 없었던 시기다. 산토스는 나와 성격이 다르다. 나는 열이 받고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대로 표현하는 성격이지만 산토스는 절제한다. 동계 훈련에서 함께 방을 쓰고 계속 같이 다니면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나를 절제하게 된다."

◆조나탄 "수원은 K리그 최고의 팀, 모든 대회 순항 가능"

수원 팬들은 조나탄에게 가수 송대관의 '유행가'라는 노래에 맞춰 응원가를 만들어줬다. 빠른 적응에 대한 일종의 예우였다. 조나탄도 처음부터 뛴 것 같은 느낌의 팀이 됐고 '고향'이나 '집'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왜 그럴까.

"구단이나 동료, 팬 모두 나를 잘 받아줬다. 그래서 작년에 어려운 시기를 벗어나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수원은 내 고향이자 집이다. 지금은 새롭게 첫 시즌을 대비한다. 정말 기다려지고 기대도 된다."

수원은 2010년 FA컵 우승 이후 지난해 정상을 맛보며 무관의 한을 털었다. 무려 6년이나 걸렸다. 물론 정규리그 우승 기준으로는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FA컵 우승으로 모든 것을 얻었다고 할 수도 없다. 당연히 두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이 주어질 수 있다. 리그 우승 이야기를 듣자 산토스가 먼저 반응을 했다.

"당연히 모든 팀은 리그 우승이 목표다. 작년에 FA컵 우승으로 상당한 공백기를 벗어났다. 과거 수원이 좋았던 시절에는 투자도 많이 했고 우수한 선수도 많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수원이 최근에 2시즌 연속 아깝게 2위를 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잘할 것 같다. 훈련을 해보면서 느껴진다. 조나탄이라는 골잡이도 있어서 우승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조나탄은 "산토스가 다 말했다. 모두 동감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난해의 아픔은 자신이 모르기 때문에 올해 새로운 출발에만 더 열을 올리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수원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수원이라는 팀은 K리그 최고의 팀이다. 올 시즌을 생각하면 모든 대회에서 순항할 것이라고 본다. 몇몇 선수가 팀을 떠났지만, 염기훈이나 다른 리더들이 여전히 팀을 지키고 있다. 정말 서로 조합이 잘 맞는다. 올해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산토스·조나탄의 숨길 수 없는 욕망 "모든 대회 우승하고 싶어"

당연히 올해 성적이나 개인적인 목표에 대한 욕심도 커지게 마련이다. 조나탄은 겸손 속 대망을 숨기지 않았다.

"골을 많이 넣고 싶기는 하다. 시즌이 끝난 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에도 들고 싶다. 늘 몇 골을 넣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일단 이번 해에는 그런 말은 하지 않겠다. 팀 우승이 목표다. 팀이 잘해낸다면 나도 좋을 것이다. 모든 대회 결승에 가고 싶다. 우승하는 순간, 동료들과 함께 즐거워했던 그 기억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일단 우승이 중요하다."

산토스는 좀 더 현실적이었다. 올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모르지 않는 듯 '뛰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는 다른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데 모든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 나 역시 매년 골로 팀에 기여했는데 올해는 골이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내가 경기장에서 뛰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수는 경기장 안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 팀과 함께 우승하는 것이 중요하다. K리그에 와서 리그 준우승만 세 번 했는데 정말 우승이 간절하다. 지금의 변화에도 적응하고 있다. 나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둘은 새로 합류하는 미드필더 '육육이' 다미르 소브시치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두 번의 연습 경기에서 호흡을 맞춰봤던 산토스나 조나탄 모두 "수준이 있는 선수다. 후방에서의 연결 능력이 뛰어나다. 상당히 흥미로운 선수다. 우리 팀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둘은 올해 수원은 지난해와 확실히 다른 팀이 될 것이라며 팬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

산토스= "올해 준비 과정을 보면서 정말 무엇인가 되겠구나 싶은 느낌이 있다. 시즌이 끝나면 정말 우리가 열심히 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성과가 났으면 좋겠다. 특히 내게 없는 K리그 우승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조나탄= "최근에 브라질에 있는 여자친구와 공식적으로 사귀는 것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증했다. 멀리 있어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내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여자친구에게도 큰 힘이 되리라 본다. 수원은 분명히 정상에 오르는 것이 가능한 팀이다. 나도 의지를 갖고 나서겠다. 꼭 정상에 서고 싶다."

조이뉴스24 마르베야(스페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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