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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2012 드래프트]대졸예정 좌완투수(4) 김기현


▲김기현 (신일고-충청대-원광대. 184cm 93kg)

"바닥을 쳐본 자가 절실함을 더 많이 느끼는 법. 3번째 도전인 만큼 남다른 각오와 준비로 나서겠다."

신일고 시절 팀이 대통령배 4강에 오르면서 김기현은 일찌감치 진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투타를 병행했고, 4번타자로서 제법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했다. 여러 대학의 러브콜도 받아놓은 상태였지만 누구나 그렇듯 프로행을 먼저 생각했다. 그러나 드래프트에서 외면받은 직후 정작 갈 곳이 없었다. 어디서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저를 데려가려고 했던 학교들은 이미 정원을 다 맞췄다고 하고, 한순간 미아가 되고 말았죠. 운동은 그만두겠노라 맘먹고 잠시 방황했어요. 그러다 한두 달 지내면서 보니 주변 친구들이 야구하는 게 부럽기도 하고..."

김기현은 갈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끝에 2006년 창단한 2년제인 충청대 진학을 결정했다.

"두 부류의 선수가 공존하는 곳이죠. 그냥저냥 대학 졸업장 건지려는 부류와 죽기살기로 편입을 목표로 하는 경우죠. 훈련량은 4년제 대학보다 훨씬 적었어요."

김기현은 후자였다. 하지만 4년제 대학 편입은 녹록지 않은 도전이었다. 기본기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팀 전력에 즉각 보탬이 될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회를 잡는다는 건 프로 지명만큼이나 어려운 도전이었다. 다행히 원광대 편입 소식을 접하고 테스트를 통과, 충청대 동기 김민수(외야수)와 함께 4년제 입성에 성공했다.

"2년 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죠. 개인훈련이 대부분이었던 2년제와는 차원이 다른 훈련량에 놀랐지만 버틸 만큼 절실했고 또 희망을 봤어요."

3학년으로 편입한 지난해 김기현은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첫 대회였던 춘계리그 조 예선에서 고려대에게 6-1로 크게 앞서던 5회, 잘 던지던 박수환과 뒤를 이어 등판한 윤기우가 연이어 무너지면서 원광대는 한 점차로 추격당하는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구원 등판한 김기현은 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고, 이 날의 인상적인 투구는 김준환(원광대) 감독에게 믿음을 안겨주었다.

이 대회에서 원광대는 2학년 조근종(5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역투와 타선의 매서운 집중력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김기현도 18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4학년이 2명뿐인 팀 상황은 3학년이던 김기현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2010년 총 4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00에 3승 4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고구속은 140km로 빠른 편은 아니지만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볼끝이 예리한 120km대의 커브가 주무기다.

"현재 (대학) 좌완 최고라 하면 나성범(연세대), 노성호(동국대) 정도를 주목하시더군요. 분명 잘 하는 건 알죠.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하잖아요. 부딪쳐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직은 모르는 일이잖아요."

김기현은 신일고 동기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대은(시카고 커브스)과 가장 친한 사이라며 최근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했다.

"가끔 방망이 생각도 나죠. 한 번 타석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웃음)"

춘계리그 첫 경기를 코앞에 두고 전 시즌보다 한결 더 묵직한 구위로 물오른 피칭감을 보이고 있다는 김기현의 근황이 전해지고 있어, 프로행이 걸린 그의 2011시즌 결과가 기대된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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