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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총정리]④하늘 찌르는 몸값, 문제의 근원


과열 넘어 리그 장래 위협…"구단들부터 바뀌어야"

[김형태기자] 1인당 1억9천325만원(1군 27명 기준), 최고 15억원(김태균, 한화). 1억원 이상 140명. 지난해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프로야구 선수 몸값 현황이다. 올해 내역은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지만 지난해보다 대폭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이 천문학적으로 뛰어오르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큰 돈이 거래되는 FA 시장이다. 이번 겨울에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수 차례 오갔다. '과열'을 넘어서 리그의 장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당장 FA 시장이 얼어붙을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가장 손쉽게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수요·공급 불일치

역시 가장 큰 요인은 특급 선수는 적은 대신 '달라는 대로 주겠다'는 구단이 여럿이라는 데 있다. FA 마켓은 철저히 시장논리가 지배한다. 공급이 많아진다면 상품의 가격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KBO리그의 FA제도는 몇몇 특급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 고졸 신인의 경우 9시즌을 소화하면 27∼30세에 FA 자격을 취득한다.

즉시전력감으로 분류될 만큼 꾸준하고 뛰어난 성적을 나타내는 선수는 당연히 드물다. FA 시장에서 '대어'로 분류되는 선수의 수가 한정돼 있는 이유다. 이 몇 안 되는 자원을 가지고 여러 구단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구단들이 담합이라도 하지 않는 한 선수몸값이 한풀 꺾일 여지가 거의 없다. 담합은 물론 자유시장의 최대 적이다. 10개 구단간 첨예한 경쟁의 장인 프로야구는 담합이 쉽게 이루어지기도 어렵다.

◆공급확대, 과연 최선일까

몇몇 해결 방안도 제시된 상태다. 전통적인 경제학 논리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FA 취득 연한을 6∼8년 정도로 낮출 경우 쓸 만한 매물이 늘어나며 구단들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란 얘기다. 필요한 자원을 골라서 살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상품의 가격은 내려가게 된다. 문제는 현실화 가능성이다. 우선 제도를 만드는 구단들이 선뜻 동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오랫동안 애써서 스카우팅한 뒤 드래프트로 지명해 2군에서부터 키운 선수들이다.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선수 한 명에게 쏟는 정성은 생각 이상으로 무척 크다. 비용도 무시 못한다. 이렇게 해서 올스타급으로 키워놓은 선수를 고작 몇 년만 쓰고 FA로 풀자는 데 선뜻 응할 구단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게 회의적인 반응의 요지다.

현실론도 있다. 한 지방구단 관계자는 "FA 공급을 확대할 경우 구단들이 선수 육성을 등한시 할 수 있다. 지금이야 거의 모든 구단이 스카우팅과 육성파트를 중시하지만 FA들이 쏟아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때 그 때 사서 쓰면 되는데 굳이 힘들게 선수를 키우려 들겠느냐"며 부작용을 염려했다.

◆삼성의 변신, 주목되는 파급력

구단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 겉으로는 리그의 장래를 염려하면서도 필요한 매물이 나오면 엄청난 돈다발을 안기면서 서로 데려가려고 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비공인 에이전트들이 활개를 치며 선수 몸값을 부추기는 현상까지 이번 겨울 나타났다. 에이전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구단들이 오히려 자격도 없는 대리인들에게 끌려다니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욕 좀 먹어도 우리 구단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아울러 프로야구 최고의 '큰 손' 삼성의 변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기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대주주가 바뀐 삼성 라이온즈는 '자생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상태다. 기존의 '쓰는 구단'에서 이제는 '버는 구단'으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다. 삼성마저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는 데다 최근 경기침체로 일부 구단들 역시 당분간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 FA 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한 일부 구단들의 경우 야구단을 넘어 그룹차원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과감한 지원이 가능했다는 얘기도 있다.

◆"당장 올해부터 양상 바뀔 것"

몇몇 야구 관계자들은 "올 시즌 뒤 FA 시장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름값 높은 스타들은 이미 FA 계약을 했거나 메이저리그로 빠져나갔고, 구단들도 더 이상은 돈잔치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야구판도 좋은 시절은 이미 지났다는 얘기다. 물론 FA 시장의 최대 매력은 '예측 불가성'에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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