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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2', 홍종현이 숨겨왔던 1%(인터뷰)


경찰공무원 꿈꾸는 순정파 철수 역

[권혜림기자] 녹색 트레이닝복을 유니폼처럼 입고 때로 면도를 못해 거무스름한 수염을 달고 다니기도 하는 남자는 도통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무려 7년 째 자신의 곁을 지켜준 사랑스런 연인과 결혼을 꿈꾸지만 양가 부모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다.

이 반대 행각의 규모는 꽤나 거대해서, 초라한 고군분투를 이어가는 남자에게 처절한 경험을 선사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뒤집어 쓰는 것은 예사. 도둑-사기꾼 부부인 부모와 경찰로 정년퇴직을 앞둔 예비 장인어른 사이에서 온갖 곤욕을 치른다.

남자를 연기한 이가 모델 출신 배우 홍종현이라는 사실은 관객들에게 꽤나 의외로 다가올 법하다. 홍종현은 세련되고 근사한 외모가 돋보이는 청춘 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영화 '위험한 상견례2'(감독 김진영/제작 (유)전망좋은영화사 문화산업전문회사, (주)전망좋은영화사)의 남자 주인공 철수 역을 맡아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이미지를 그려냈다. 외모 혹은 그간의 필모그라피만 보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꽁꽁 숨겨 왔던 홍종현의 1%가 스크린을 채웠다.

영화는 지난 2011년작인 '위험한 상견례'를 4년 만에 잇는 속편이다. 사랑에 빠져서는 안될 두 인물, 경찰가문의 막내 딸 영희(진세연 분)와 도둑 집안의 외동 아들 철수(홍종현 분)의 결혼을 막기 위한 두 집안의 이야기다.

첫 상업 영화에서 주인공을 꿰찬 홍종현은 극 중 철수 역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걱정도 됐지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안 해본 역할이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코믹한 연기를 잘 해냈을 때 멋진 역도 더 멋지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부모님에겐 마냥 조용한 아들이에요. 영희와 삼겹살을 먹으며 애교를 부리는 장면을 연기하면서는 손발이 없어지는 줄 알았죠. 연인에게도 해본 적 없는 애교였어요. 반려견 헤롱이에게만 하는 애교였죠.(웃음) 술 취한 연기도 마찬가지였어요. 그저 '헬렐레' 하는 연기는 해봤지만 취중진담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상업 영화의 주연으로 처음 나서며 부담감이 느껴지진 않았는지 묻자 홍종현은 "언젠가 한 번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시험대에 오른 기분이라 부담이 엄청나게 되기는 하더라"고 답했다.

모델 출신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는 있지만, 대중에게 연기 합격점을 받기란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모델로, MC로, 연기자로 활동해 온 홍종현이 배우로서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보여줬던 작품은 지난 2014년 방영된 MBC 드라마 '마마'에서였다. 순수한 소년의 표정부터 듬직한 남자의 얼굴까지, 홍종현이 지닌 또 다른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던 기회임이 분명했다. '마마' 이후의 호평에 대해 홍종현은 "스스로 그렇게 느끼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아직 한참 멀었죠.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해왔고요.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조금씩은 문제의 해결 답안을 찾기 쉬워질 줄, 혹은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선배님들이 '연기는 할수록 어렵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요. '난 1~2년을 했고 선배님들은 몇십 년을 하셨는데, 그럼 연기의 달인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젠 '할수록 어렵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겠어요."

연기 외 다른 분야에서 재능을 찾을 수도 있었을 법한데, 모델 이후 그의 다음 행보가 꼭 연기여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홍종현은 망설임 없이 "재밌다. 재미가 없었다면 진작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직 제가 하고 싶은 만큼 다 하지 못했어요. 물론 그만큼 흥미가 있다는 이야기죠.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고 싫증을 느끼는 시기가 있을 텐데, 제게 연기는 아직까지 너무 너무 재밌어요."

'위험한 상견례2'에서 홍종현은 상대역을 연기한 진세연 외에 철수의 부모를 연기한 신정근과 전수경, 영희의 아버지로 분한 김응수 등 선배 배우들과도 함께 호흡했다. 홍종현은 "함께 연기하는 배우가 누구든, 그들을 보며 항상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한다"며 "이번 영화의 경우 코미디 장르여서인지 전체적으로 늘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진지한 내용의 작품이라면 캐릭터나 내용에 따라 동요되기도 하는데, 이번 촬영은 웃으며 재밌게 임했어요. 대본의 힘이 컸죠. 나중엔 촬영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현장에 갔어요. '오늘은 얼마나 재밌을까?' 생각하며 작업했죠."

한편 '위험한 상견례2'는 지난 4월29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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