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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결산]여배우는 배고팠다…바늘구멍 같은 충무로


심은경-손예진 외 흥행작 전무

[정명화기자] 2014년 충무로는 여배우들에게 혹독한 한 해였다. 여배우들의 설 자리가 날로 좁아지면서 여성 위주의 영화가 편수가 감소한 것과 함께 흥행 면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흥행작 중 남자배우 위주의 영화가 상위권에 다수 랭크되면서 여배우들의 흥행 타율은 더욱 낮아졌다. 흥행 1위 '명량'을 위시해 지난해 이월작 '변호인'과 '군도:민란의 시대', '타짜:신의 손', '신의 한 수', '역린', '끝까지 간다'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남자 배우가 주연을 맡은 스릴러 혹은 액션, 사극이 주를 이뤘다.

반면 여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 중에서는 '해적:바다로 간 산적'과 '수상한 그녀' 단 두 편만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한 그녀'는 심은경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음악이 만나 상반기 깜짝 흥행을 거두며 2014년 한국영화 전체 흥행 톱2에 올랐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여름 블록버스터로는 유일하개 여배우 손예진을 주연으로 내세워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 성공을 일궜다. 두 여배우의 유의미한 성적을 제외하면 여배우 원톱 주연 혹은 여성 소재 영화는 흥행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와 함께 영화계에서 연기력과 흥행 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온 중견 배우들 역시 올해는 쓴 웃음을 지어야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3,40대 여성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화끈하게 그린 '관능의 법칙'은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각본으로 기대를 모았다. 엄정화와 문소리 등이 뭉쳤으나 흥행에서는 아픈 뒷맛을 남겼다.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퀸 하지원이 주연한 '조선미녀 삼총사' 역시 최근 영화로는 드물게 여배우 세명을 주연으로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코믹 사극 액션을 표방했으나 이 작품 역시 관객에게 차가운 외면을 당했다. 칸의 여왕 전도연이 주연을 맡은 '집으로 가는 길'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영화를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킨 여배우들도 있다. '우아한 거짓말'과 '한공주', '카트', '도희야' 등은 저예산의 작은 규모에도 웰메이드 영화로, 배우들의 호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김희애와 신인배우 천우희는 올해 충무로의 값진 수확이 돼 주었고, '카트'는 사회성 짙은 소재와 배우들의 몸 사림 없는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도희야'는 오랜만에 국내 스크린에 컴백한 배두나의 새로운 면모와 함께 김새론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영화계 중견 제작자는 "최근에 기획되거나 개발 중인 시나리오 중에는 여배우 원톱의 영화가 거의 없다. 여배우들이 존재감을 발휘할 만한 역할은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 여배우 중심 영화, 여성 중심 소재 영화는 투자부터 받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 중심 영화가 개발 단계에서부터 외면받으면서 신인배우들의 발굴 역시 요원한 일이 됐다. 올해 '인간중독'으로 데뷔한 임지연과 '한공주'의 천우희 등을 제외하면 이름이 거론되는 신인배우들을 손에 꼽을 지경이다. 이마저도 파격적인 노출 등 이슈를 앞세우지 않으면 신인여배우들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만한 주연으로 데뷔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2015년 제작되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김민희와 신인배우 김태리를 캐스팅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와 '박쥐'의 김옥빈을 잇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탄생할지 시선이 쏠린다.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첫사랑이 된 배수지의 '도리화가', 임수정 주연의 '은밀한 유혹', '아내가 결혼했다'에 이어 손예진과 김주혁의 재회가 기대를 모으는 '행복이 가득한 집', 전도연 주연의 '남과 여', '무뢰한' 등이 과연 여배우들의 위상을 회복시켜 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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