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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아 "독립 영화, 생각지 못한 치유 받았다"(인터뷰)


KAFA FILMS '이쁜 것들이 되어라'로 관객 만나

[권혜림기자] 배우 윤승아가 독립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브라운관을 뛰놀며 대중의 눈에도 친숙하게 자리잡은 그가 신인 감독과 저예산 영화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 한승훈 감독이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FILMS 2014 개봉작으로 선보인 '이쁜 것들이 되어라'의 여주인공 경희 역을 맡았다.

SBS 드라마 '황금의 제국',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3' 등 최근까지도 인기 드라마에 출연해 온 그가 독립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니, 의외였고 신선했다. 그리고 배우 윤승아의 머릿속이 궁금해졌다.

영화는 10년 째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정도(정겨운 분), 어린 시절 아버지의 두집 살림 덕에 정도와 남매가 될 뻔 했던 경희(윤승아 분)의 문제적 로맨스를 그린다. 윤승아가 연기한 경희는 소탈하고 털털한 성격의 캐릭터로, 유년기 기억에 남아 있는 정도를 향해 알듯 모를듯 애정의 시선을 보낸다.

윤승아는 "어린 시절 부모의 관계 탓에 경희와 정도의 만남도 편치는 않았을 것 같다"며 "지난 시간들 안에 두 사람 사이엔 아버지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완전하지 않은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었으니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되지 않았을까"라고 되짚었다. 이어 "불꽃같은 사랑은 아니지만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존재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엄청나게 웃기거나 슬픈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소소한 것들이 모여 정말 재미가 있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웃고 있더라고요. 일상의 이야기에 정도의 성장통도 재밌게 그려졌어요. 버스에서 정도가 경희를 따라 내리는 장면의 경우 찍으면서도 너무 재밌었어요. 엉뚱하고 바보같은데 사랑스럽잖아요.(웃음)"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윤승아와 정겨운이 코믹한 베드신에 도전한 영화이기도 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을 참으며 촬영했지만, 아쉽게도 편집이 됐다.

윤승아는 "극 중 정도가 아빠(정인기 분)와 같은 상황을 겪는다는 내용의 베드신이었는데, 코믹한 장면이었고 결코 야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연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정겨운 오빠가 너무 부끄러워하더라"고 웃으며 돌이켰다.

"감독님은 저를 걱정하셨는데 오히려 저는 담담했어요. 웃느라 촬영을 못할 뻔 했지만요.(웃음) (정)겨운 오빠와 친한 사이인데, 그렇게 부끄러워할 줄은 몰랐어요. 사실 배우들은 키스 장면을 찍을 일도 많으니 애정신에 크게 부끄러워하지 않거든요. 부끄러워하는 오빠가 너무 웃겼어요. 저렇게 덩치가 큰 사람이 소극적이라니. 알고보니 그런 베드신이 처음이었대요."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담담한 시선에 코믹한 감각을 덧대 신선한 감흥을 준다. 말 그대로 '이쁜' 영화임에 틀림없다. 연이은 연기 활동에 지쳐있던 윤승아는 이 영화를 통해 따뜻한 에너지를 충전했다.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강원도에 가서 날 것의 자연을 만난 기분과도 비슷할 것"이란다.

"다작을 하고 있던 시기,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때였어요. 그저 소비되는듯한 기분이었거든요. 그러다 이 작품을 만났고, 생각하지도 못한 치유를 받았죠. 독립 영화 현장에는 자연과 같은 매력이 있었어요.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조금 더 배운 것 같고요. 영화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인지, 현장에서 지켜본 영화인들의 열정에 존경심도 들었죠."

한승훈 감독은 열악하게 느껴질 수 있는 독립 영화 현장에서 스타 여배우가 느낄지 모를 불편을 걱정하기도 했다. 윤승아는 "감독님은 제가 현장에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너무 많이 걱정하셨다"며 "하지만 모두 노개런티로,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는 작품이다 보니 길에서 도시락을 먹어도 재미가 있더라. 힘이 들어도 웃는 막내 스태프들의 열정 역시 빛난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우 일을 하면서도 KAFA에 대해 잘 몰랐어요. '파수꾼'(2011)을 통해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졸업 작품들에 대해 처음 알게 됐죠. 독립 영화계 배우들보다는 저나 (정)겨운 오빠의 인지도가 더 높겠지만, 이미 너무 좋은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더라고요. 대중에게 조금 더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고, KAFA의 영화 역시 더 잘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의 말미, 윤승아는 "20대 중후반,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분들에게 '이쁜 것들이 되어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기 성장통을 겪고 있을 분들이 영화를 보고 함께 웃고 공감했으면 한다"며 "그 분들이 조금 더 마음을 다잡고 나갈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지난 17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올해 KAFA FILMS는 '이쁜 것들이 되어라'를 비롯해 김정훈 감독이 연출하고 박정민·변요한이 주연을 맡은 '들개', 유원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수현·이준혁·배성우가 출연한 '보호자'를 선보였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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