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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이병헌, 변했을까 걱정했는데 14년 전 그대로"(인터뷰①)


당대 최고 배우들과 호흡해 온 소회 알려

[권혜림기자] 배우 전도연은 시대를 풍미한 남자 배우들과 충무로에서 함께 성장해왔다. 1990년대부터 그와 함께 스크린을 누빈 쟁쟁한 배우들은 여전히 한국 영화계에서 각자의 독보적 입지를 지키고 있다. 더 완숙해진 연기로 은막에 돌아온 전도연은 이들을 통해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고 있었다.

1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집으로 가는 길' 개봉을 맞아 전도연이 조이뉴스24와 만났다. 이날 그는 '집으로 가는 길' 출연과 더불어 차기작 '협녀:칼의 기억(이하 협녀)' 캐스팅이 배우로서 앞날을 향한 고민을 사라지게 만들어줬다고 고백했다.

전도연은 '집으로 가는 길'로 지난 2011년 '카운트다운'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 배우로 인정받아온 것은 물론,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까지 안은 명배우니 관객들의 기다림이 컸을 법도 했다. 그러나 '남자 영화'가 주를 이룬 지난 몇 년 간 전도연이 자신의 마음을 끄는 시나리오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길' 홍보와 '협녀' 촬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전도연은 근황을 말하며 "안심이 된다"고 언급했다. "언제 다시 작품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는데, 그 갈등이 사라졌다"는 것. 전도연은 ''협녀'가 있어 너무 고맙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집으로 가는 길'의 바쁜 일정을 마친 뒤 상실감과 허탈감을 느꼈을테고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도 깊었을 것"이라고 다행스러워했다.

전도연의 필모그라피에는 뛰어난 그의 연기력은 물론, 쟁쟁한 남자 배우들과 그의 기막힌 호흡을 엿보는 재미도 숨어 있다. 영화 '카운트다운'(2011)의 정재영, '하녀'(2010)의 이정재, '멋진 하루'(2008)의 하정우, '밀양'(2007)의 송강호, '너는 내 운명'(2005)의 황정민 등 전도연은 그야말로 화려한 남자 배우들과 연기를 펼쳤다.

'인어공주'(2004)의 박해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의 배용준, SBS 드라마 '별을 쏘다'(2002)의 조인성,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의 설경구, '해피엔드'(1999)의 최민식, '내 마음의 풍금'(1999)에 이어 '협녀'(2014)를 함께 하게 된 이병헌, '약속'(1998)의 박신양, '접속'(1997)의 한석규까지, 모두 열거하기 입 아플 정도의 쟁쟁한 인물들이다.

당대는 물론 2013년 현재까지 충무로에서 또렷한 존재감을 자랑해 온 상대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하자 전도연은 "한꺼번에 만나기는 너무 힘든 배우들 아니냐"며 특유의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특히 전도연은 '협녀'로 영화 현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이병헌을 향해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집으로 가는 길'과 한 주 차로 개봉하며 경쟁작이 된 '변호인'의 송강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협녀' 촬영 현장에선 배우 이병헌의 존재가 너무 고마웠어요. 기사를 보고야 '내 마음의 풍금' 후 14년이나 지났다는 걸 알았죠. 전도연도 이병헌도, 그 이후로 굉장히 많이 달라졌어요. 이병헌은 정말로 세계적인 배우가 됐고요. 사실 '(이병헌이) 변했으면 어쩌지' 싶은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어요.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했었죠."

그러나 전도연의 걱정은 기우였다. 현장에서 재회한 이병헌은 전도연에게 "어제도 만난 것 같은 사람"이었다. "너무 좋았고 고맙기도 했다"고 말을 이어 간 전도연은 "좋은 사람과 좋은 배우는 시간이 얼마나 지나도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다"며 "저도 나이를 먹으며 성숙하고 성장했겠지만 이병헌은 정말 어제 만난 사람처럼 변하질 않았더라"고 돌이켰다.

"(14년 전과 비교해) 현장이 다 어려졌어요. 제가 오빠라고 부르며 깍듯이 모실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죠. 이병헌이라는 배우는 그런 사람이고요. 박흥식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 빼고 대부분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저보다 어리거든요. 어떤 현장에선 감독님 빼고 모두가 저보다 어릴 때도 있어요. 그런데 (이병헌이 있으니) '오빠' 하고 모실 수 있는 분이 있어 힘이 됐죠. 이병헌도 현장에 제가 있어 좋지 않았을까요?(웃음)"

전도연은 '집으로 가는 길' 언론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송강호 주연 영화 '변호인'과 '집으로 가는 길'이 경쟁 구도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표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며 "흥행 대결 구도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웃었다.

이날도 그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사 봄 파티에서 오랜만에 많은 감독과 배우들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송강호와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더라. 이런 사람들과 한 자리를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 가슴 벅찼다"고 회고했다.

한편 전도연과 고수가 주연을 맡은 '집으로 가는 길'은 평범한 주부 송정연(전도연 분)이 국제 범죄조직의 마약범으로 오인돼 재판도 없이 해외의 감독에 수감되면서 시작된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대서양 건너 1만2천400km거리의 지구 반대편 대서양 마르티니크 교도소에 갇힌 정연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세상에 호소하는 김종배(고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으며 11일 개봉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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