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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하정우가 말한 내 삼두근? 일부러 힘 준 것"(인터뷰②)


오는 30일 개봉 '베를린'서 북한 여인 연정희 役

[권혜림기자] 배우 전지현이 또 한 편의 기대작으로 관객을 만난다. 지난 2012년 1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의 히트작이 된 '도둑들'에서 통통 튀는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로 분했던 그는 채 1년도 되지 않아 '베를린'에서 180도 다른 캐릭터로 변신했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미션을 그린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비밀 요원 표종성 역은 하정우가, 그를 뒤쫓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은 한석규가 연기했다. 류승범은 '포커페이스' 동명수 역을, 전지현은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의 통역관 연정희를 연기한다.

전지현은 상대역 하정우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극 중 연정희와 가장 큰 연결 고리를 지닌 인물이 표종성인 만큼, 전지현은 출연 장면의 대부분을 하정우와 함께 만들어갔다.

지난 24일 서울 명동의 한 카페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난 전지현은 "하정우와 주로 연기하고,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장면이 적어 아쉬운 면이 있었다"면서도 "하정우가 연기하는 방식은 딱 제 스타일이었다"며 최고의 시너지를 자랑했다.

"편한 분위기에서 연기하는 것에 익숙한 편인데, 하정우 씨는 슛 들어가기 직전까지 장난을 쳐요. 덕분에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었고 상대 배우와 시너지를 떠올릴 때 최고의 효과를 냈다고 느꼈죠. 너무 좋은 파트너였고 좋은 동료이자 최고의 상대 배우였어요."

하정우와 전지현은 극 중 다소 어둡고 진지한 두 사람의 관계를 연기하면서도 장난기를 잃지 않았다. 지난 21일 영화의 언론 시사 후 열린 '베를린' 미디어데이에서 하정우는 "급박한 상황에서 전지현의 어깨를 붙들고 돌아세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삼두 근육이 잡히더라"고 우스갯소리를 해 기자들을 폭소케 만들기도 했다.

전지현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자 그는 머리를 테이블에 부딪히다시피하며 카페가 떠나갈 듯 크게 웃어제꼈다.

"그 이야기를 하던가요? 진지한 장면이니까 감정을 실어주려고 호흡을 일부러 조절한 거에요. 힘을 딱 준 거죠. 그랬더니 '근육이 있다'고 놀라더라고요.(웃음)"

전지현은 이날 "하정우의 꽉 막혀있지 않은, 틀에 갖혀있지 않은 그 스마트함이 너무 좋다"며 "연기와 그림, 연출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표출하는 것이 굉장히 부럽고 그런 모습을 높게 산다"고 칭찬을 이어가기도 했다.

전지현이 연기한 연정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믿었던 남편마저 자신을 의심하자 큰 혼란을 느끼는 인물이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연정희를, 전지현은 처연한 눈빛과 나지막한 목소리로 스크린에 재현했다.

표종성과 연정희 부부는 베를린 공관을 장악하기 위해 이들의 목을 죄는 동명수의 음모와 맞닥뜨리며 오해의 수렁에 빠진다. 누명을 뒤집어 쓴 연정희와 표종성은 기댈 곳 하나 없는 도시 베를린에서 생존을 건 사투를 시작한다.

벼랑 끝에 몰린 연정희를 연기하기 위해 전지현은 수많은 상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키스신, 베드신도 하나 없는 이 건조한 부부의 일상과 고독에 둘러싸인 연정희의 내면을 그리기 위해 전지현은 "별의 별 상상을 다 했었다"고 회고했다.

"둘 사이가 부부이긴 했지만 참 애매한 관계이긴 했어요. 감정을 느끼기 위해 별의 별 상상을 다 했죠. 사실 배우들이 실제 경험을 토대로 연기를 한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잖아요. 연정희는 과거 아이를 잃었고, 임신 상태에서 접대 명령을 받기도 해요. 그 사실을 남편도 알고 있고,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을 저 역시 알고 있죠."

연정희가 느꼈을 감정을 상상하고 복기하는 전지현의 얼굴에선 당시 겪었던 복잡다난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그 둘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이 많았다"며 "욕심이 났지만 막상 출연을 결정하니 북한 사투리에, 아픔 있는 유부녀를 연기한다는 것이 스스로도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전지현은 앞서 영화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밝혔듯 북한말 연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북한말은 다 북한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각기 다른 사투리가 존재하더라"며 "그걸 알아가는 것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북한이라는 소재는 우리나라에서만 제대로 쓸 수 있는, 무궁무진한 소재인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평양말을 듣다 보면 굉장히 멋져요. 역사와 아픔이 있어서 그런지 말이 가볍지 않고, 단어들이 순 한국어여서 격이 있는 느낌이에요. 북한말은 '씹어 뱉는'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감정이 정리돼 전달되는 느낌이었죠. 차분하게 원한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이 출연하는 '베를린'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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