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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기 "'퀵'-'오싹' 연타 흥행 좋지만, 아직은 집중할 때"(인터뷰)


[정명화기자] '국민 연하남' 이민기가 이렇게 속이 깊었나 싶다. 책을 열심히 읽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 마다 부쩍 성숙한 기운이 묻어난다. 장난기 넘치고 개구진 얼굴에서는 어느덧 진중한 남자의 모습이 엿보인다.

올해 '퀵'와 '오싹한 연애'로 연타석 홈런을 치며 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충무로에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민기를 '오싹한 연애'의 개봉 이후 뒤늦게 만났다. 영화에 대한 호응이 좋은만큼 흥행과 평가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놓은 이민기에게서는 약간의 여유와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로코퀸' 손예진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지만 이민기는 이번 영화에서 단단한 거름, 기둥의 노릇을 한다. 장애가 많은 사랑을 극복하고 이끌어가는 순애보의 주인공으로 강단있는 모습과 남성적인 매력까지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남자다움을 물씬 뿜어낸다.

"손예진씨만 부각되서 서운하지 않냐고요?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알고 있던 부분인걸요. '오싹한 연애'가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 끌렸지만,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건 여주인공이 너무 사랑스러운 여자라는 거였어요. 장애가 있어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여자요. 그런데 손예진씨는 그런 것이 가능한 여배우잔아요. 로맨틱 코미디에서 너무 중요한 요소인데, 그걸 채워줄 수 있는 배우라는게 고맙고 감사하죠. 손예진씨가 액션, 그러면 전 리액션, 전 이번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행동하면 그것에 반응하는 역할이에요. 여배우가 부각될 수 밖에 없죠."

100억원대 대작 '퀵'에서 우려와 부담을 한 몸에 받았던 이민기는 밀려드는 피곤에도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안된다는 말, 미스 캐스팅이라는 말을 들으며 속앓이를 수없이 했다. '퀵' 못지 않게 '오싹한 연애'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작 틈에서 공개됐다. 성수기 겨울 시장에서 대작들 틈새를 비집고 개봉한 '오싹한 연애'는 커플 관객을 사로잡으며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를 한번도 안해봐서 20대 때 한번은 그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어요. 그 전에 제의를 받지 않은 건 아니지만 왠지 식상하고 뻔한 것 같아 고사했었죠. '오싹한 연애'는 공포를 섞어서 독특하고 신선했어요. 손예진씨가 함께 한다는 것도 좋았어요. 구미가 확 당기는 작품이었죠."

올해 출연작의 흥행 타율에 대해 이민기는 "흥행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흥행성적보다는 내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운대' 때 설경구 선배가 그러셨어요. 그때 1년 정도 작품을 못하고 있었는데 선배 말이 '지금 네가 뭘 해서 잘 되던 못 되던 네 욕을 하는 건 아니다. 들어오는 건 싹 다 해라. 경험해 보고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요. 그말에 많은 걸 깨달았어요.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많은 걸 경험하고 부딪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요. 지금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연기자인 제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에요."

다작의 문제가 아닌 더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이민기는 "아직은 연기를 잘 모르겠고 내 스스로가 파악이 안된다"고 한다.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와 동화돼 가는 모습을 보며 조금씩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돼가고 싶다는 그는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작품을 하던 헛세월이라는 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작품을 하면서 배워가고 느끼면서 언젠가는 그것들이 제 자양분이 될 거 같다는 믿음이 생겨요."

최근 드라마와 스크린에 부는 사극 열풍을 보며 사극연기에도 관심이 많다는 이민기. 친구들과는 '뿌리깊은 나무'의 대사를 흉내내며 놀 정도로 사극 대사톤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최고의 한해를 정리하며 "내년에는 연애를 하겠다는 말을 올해는 하지 않겠다. 매년 그렇게 말했지만 그 말을 지키지 못해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기 때문에"라고 사랑에 대한 기대를 둘러서 표현했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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