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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뭉치자"…反트럼프로 결집한 아카데미(이모저모)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반이민정책에 시상식 보이콧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이 트럼프의 반이민자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진행으로 세계 영화계에 속 시원한 한 방을 날렸다. 지난해 시상식까지만 해도 인종차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오스카지만 반이민 행정명령 등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배제 정책에는 입을 모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이 진행됐다. 시상식의 진행을 맡은 지미 키멜은 진행 오프닝부터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가가 분열됐다"며 "미국이 하나로 뭉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사람들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걸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려 한다"며 "지난해 오스카상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올해는 트럼프 덕분에 그 이야기가 사라졌다"고 재치있는 멘트를 이어가 웃음을 안겼다.

시상식 중반 이후 지미 키멜은 평소 트위터를 즐겨 이용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시상식 중 전혀 트위터 멘션을 적지 않았다고 언급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어 무대 위 스크린에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띄운 채 즉석에서 메시지를 보내려는 지미 키멜의 모습도 전파를 타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출중한 두 흑인 배우의 조연상 수상

수상 내역 역시 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그간의 결과와는 달랐다. '문라이트'의 마허샬라 알리와 '펜스'의 비올라 데이비스, 두 남녀 흑인 배우가 나란히 조연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문라이트'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마허샬레 알리는 수상 이후 "훌륭한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정말 기쁘다"라고 울먹였다.

작품상이 바뀌었다?…전례 없는 사고

그런가하면 이날 시상식 중에는 작품상 시상 중 전례 없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상작이 적힌 봉투가 잘목 전달돼 '라라랜드'가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된 것. 하지만 이내 '라라랜드' 수상자들은 '문라이트'가 수상작이라고 정정했다.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은 "꿈에도 나오지 않을 법한 일이 일어났다"며 "정말 감사하다. 이 분들이 오랫동안 무대에 올라와 계셨는데 이렇게 돼 정말 미안하다"고 알렸다. 하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화기애애했다. '라라랜드'가 이날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서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갔기 때문. '문라이트' 팀은 예상 못한 사고 앞에서도 격려의 소감을 알렸다.

보이콧에도 쏟아진 박수

외국어영화상을 두 차례 수상한 '세일즈맨'의 이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에 반발하며 이날 시상식 참석을 보이콧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호명된 순간, 대리 수상자의 수상사가 마무리되던 순간엔 장내를 울리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란 출신 감독이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정책에 대해 불참으로 의사를 표시한 것을 향한 지지의 박수로 해석됐다.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대리 수상자를 통해 "제가 이 자리에 참석하면 우리 국민들께 실례가 되는 것 같아 미국 이민국의 결정에 따른 저희의 의견을 표시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지금 전 세계를 우리와 적으로 나누는 그런 행동은 전쟁을 나타내는 행동이다. 인권이 우리 국가도 그동안 희생양이 됐기 때문에 이런 의견을 명시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차별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감독은 "우리 사이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 사이에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공감을 형성새야 한다 생각한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그런가하면 분장상을 수상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팀은 수상 후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온 이민자"라며 "모든 이민자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막간 채운 깜짝 손님들

시상식 중에는 다채로운 인종들로 구성된 특별 손님들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투어 버스를 타고 있던 여행객들을 시상식장에 초대해 '아카데미 투어'를 진행한 것.

결혼을 앞둔 흑인 부부는 니콜 키드먼, 옥타비아 스펜서, 메릴 스트립 등 쟁쟁한 배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특히 덴젤 워싱턴과 함께 사진을 찍는가 하면 즉석에서 그를 자신들의 결혼식에 초대해 유쾌한 웃음을 낳았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예비 신부에게 즉석에서 결혼 선물로 선글라스를 건네기도 했다. 이날 오스카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마허샬라 알리는 오스카 트로피를 이들과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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