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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실패한 드라마, 그러나 아름다운 마무리


남의 탓 하지 않았던 '푸른 물고기' 종방연

[조이에세이]

고소영의 9년만의 복귀작 이었다. 박정철 또한 공익근무를 마치고 3년 7개월 만에 다시 시청자들 앞에 선 드라마였다. 지난 4월 7일 시작한 SBS 주말드라마 '푸른 물고기'는 그래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푸른 물고기'는 SBS에게 퍼런 멍을 안겨줬다. 방영시작부터 종영때 까지 한 자리수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체시청률 약 6%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긴 채 막을 내린 까닭이다.

그러나 '푸른 물고기’ 종방연은 예상과 달리 활기차고 화기애애했다. 연출을 맡은 김수룡 PD는 출연배우들부터 시작해 막내 스태프들에게까지 소주를 따랐다. 김 PD는 "힘든 여건이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여러분 고맙습니다"며 "제작사에 고맙고 마음도 몸도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연기해준 배우들에게도 고맙습니다"고 거듭 진심을 표했다.

남자주인공 '이현우'역을 맡은 박정철은 "주인공으로서 가장 큰 책임감을 느낀다. 안 좋은 결과에 대해 천번 만번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청률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남자 출연자 중 연장자였던 한인수는 "모두 애썼다. 불륜과 선정적인 내용이 난무하는 요즘 드라마 환경에서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긍지를 느낀다"며 '푸른 물고기'를 만들며 동고동락한 출연진과 제작진들에게 박수를 쳤다.

'푸른 물고기'는 시청률로 평가했을 때 실패한 드라마다. 드라마의 전개나 내용상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있었다. 그런 여러 가지 원인이 시청률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고 결과론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드라마로 남게 됐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방송환경에서 ‘푸른 물고기’같은 드라마는 앞으로도 생길 것이다. 현실적인 여건상 성공하는 드라마보다 성공하지 못하는 드라마가 더 많게 되어있다.

이런 환경에서 '푸른 물고기'의 종방연회는 인상적이었다. 몇몇 참석하지 않은 연기자가 있었어도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끼리 행여 술김에 남의 탓을 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의 허물과 잘못을 감싸주고 실패의 책임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은 분명 사람살이의 미덕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미덕'이 방송가에서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푸른 물고기'의 종방연회는 실패한 드라마의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조이뉴스24 김용운기자 wo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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