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아픈 시대 '타인의 고통'을 위로하다(종합)

[이미영기자] '때론 타버리고 다 털어버리고 다 지우고 다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 아픈 시대, 김윤아가 '타인의 고통'을 노래한다. 담담한 목소리로 위로를 전하고 희망을 이야기 한다.

김윤아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네번째 솔로 프로젝트 앨범 '타인의 고통'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컴백했다.

김윤아는 "6년 만에 나왔다. 자우림 앨범, 솔로 앨범을 내며 활동해왔다"라고 근황을 전한 뒤 "요즘 나라 안팎으로 근심이 많을 시기다. 홍보하는게 죄스러운 마음도 든다.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방금 '꿈'도 그러한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아가 소속된 자우림은 지난 활동을 끝으로 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이 만료됐다. 10개월 간의 온전한 휴식은 노래를 다시 하게 된 시간이 됐다.

김윤아는 "자우림의 앨범을 끝내고 전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됐다. 자유의 마음이 됐다"라며 "너무 즐거웠다. 10달 정도 지내다보니 다시 곡을 쓰고 싶었다. 다시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10개월이 없었다면 다시 음을 만들고 가사를 만드는게 어려웠을 것 같다. 10개월 내내 '멍'을 때렸다. 평범한 일상이었다. 가족 여행도 가고, 아이와도 맛있는 것을 만들어먹고, 드라마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런 시간들이 뭔가를 쓸 용기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우림은 지난해 성대 이상으로 뮤지컬에서 하차하며 걱정을 안겼다. 이날 쇼케이스 무대에서 김윤아는 특유의 음색으로 무리 없이 완벽한 무대를 꾸몄다.

김윤아는 "지난해 후두염 이후 무리하게 목소리를 냈더니 발성에 목소리가 생겼다. 제 주변 사람들도 노래 할 수 있을지 굉장히 침통한 분위기였다. 다들 '쉬면 낫는다. 마음을 편하게 하라'고 해줬다. 지금도 전에 없던 소리가 난다. 작년 겨울만큼은 아니지만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 걸 알고 있다. 조심스러운 한 해였다"고 털어놨다.

김윤아는 "녹음 기간에도 어떤 소리가 날지 예민하게 신경을 썼다. 부끄럽게도 체격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아파요'라고 하던 순간이 있었다. 죄송스러웠다"라고 새 앨범 작업 과정을 전했다.

이번 솔로 4집은 우리 사회가 지금 함께 생각해야할 화두 '타인의 고통'을 제목으로 달았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언급하며 상실과 슬픔, 공감, 그리고 특유의 차가운 듯 다정한 위로를 이번 앨범에 가득 담아 냈다.

'타인의 고통'이라는 앨범을 세월호 사건과 연관 짓는 이들도 많았다.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김윤아는 "'타인의 고통'은 1년 전부터 타이틀로 정했다. 어떠한 사건을 떠올릴 분들도 많은데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상실감이 있었던 사건을 떠올릴 수 있다"고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

김윤아는 "팬들과 일반인들의 SNS를 잘 들여다본다. 음악을 하지 않는 (분들의) 일상 생활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다.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분들을 몰래 뒤를 밟고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나' 보는게 즐겁다. 다 힘들더라. 저와 그 분들은 타인이지만 일상을 보면서 그들과 친구가 된 것 같았다"라며 "그런데 다들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그 고통을 이해해주는 사람들 많은 것 같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윤아는 인생의 목표에 대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앨범에 담은 메시지를 에둘러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있다. 저도 사회 구성원이니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옆에서 누군가 힘든 일을 겪거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며 갈 때 '내 일이 아니니까. 난 즐거운데'라고 할만큼 난 대범한 인간이 아니더라.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저도 그 안에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윤아는 이날 0시 새 앨범을 공개했으며,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신한카드판스퀘어에서 단독공연을 열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