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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장보리②]뛰는 오연서·나는 이유리…'장보리' 배우열전


이유리-성혁, '왔다 장보리' 최대 수혜자

[이미영기자] 새침한 줄로만 알았던 오연서는 밝고 사랑스러웠다. '희대의 악녀'가 된 이유리의 존재감은 '어마무시'했고, 배우 성혁은 길고 길었던 무명을 벗고 빛을 봤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가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왔다 장보리'는 올 안방극장 가장 뜨거운 화제작이었다.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9.8%로 조용한 출발을 알렸던 '왔다 장보리'는 승승장구했고, 후반 들어 30%대를 돌파했다. 그간 주말극 불패신화를 이어왔던 KBS 주말극을 넘었고,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왔다 장보리'는 일부 막장 드라마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을 중독 시켰다.

캔디 같은 여주인공과 악녀의 대립, 기억상실증, 재벌가의 이야기까지, 여느 드라마에서 봤을 법한 고리타분한 소재를 뛰어넘는 '특별함'이 있었다. 빠른 전개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선악의 분명한 대립으로 카타르시스를 전달했다. 출생의 비밀 등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는 장보리와 김지훈의 달콤한 러브라인, 또 장보리-비단 모녀의 이야기로 상쇄됐다.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캐릭터들. 씩씩했던 장보리부터 악녀 연민정, '호구와트' 오창석, '갓지상' 문지상 등 등장인물들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배우 오연서는 '왔다 장보리'를 통해 밝고 씩씩한 이미지를 얻었고, 이유리는 재발견 됐다.

'왔다 장보리'의 등장인물과 활약상을 별점으로 매겨봤다.

◆오연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배우였나

오연서는 '왔다 장보리'로 데뷔 이래 첫 타이틀롤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새침한 이미지를 제대로 벗은 오연서는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보리보리 장보리'였다.

극 초반 뽀글이 파마와 전라도 사투리 연기로 장보리에 녹아들었고, 촌스럽지만 순박한 긍정의 아이콘 장보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연기의 폭도 넓어졌다. 김지훈과 달달한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했고, 딸 비단이를 향한 절절한 모성애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밝고 긍정적이며, 건강한 이미지를 얻었고 중장년층에게까지 폭넓은 인지도를 쌓았다는 것도 배우 오연서에게는 플러스 요인.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을 보였지만, 극 후반부 악녀 연민정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존재감이 약해진 것은 다소 아쉽다. 연민정의 악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장보리의 복수가 진척되지 못 하면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답답함을 자아냈다.

별점 ★★★★

◆이유리, '왔다 연민정'으로 시즌2 어때요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의 최대 수혜자다. '왔다 연민정'이라고 불릴 만큼 이유리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연민정은 드라마의 흥행을 견인했고, 이유리의 연기력은 극찬 받았다.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은 거침없는 악행과 상상초월의 패륜을 저지르는 인물. 자신의 부모를 버렸고, 부잣집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동거했던 연인을 버렸다. 자신이 낳은 아이에 대한 모성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재벌가 며느리가 되려고 기를 썼다. 자신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장보리에 대한 악행은 하나 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고,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했다. 연민정의 악행이 하나씩 들킬 때마다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동시에 가련한 동정심이 들기도 하는 묘한 캐릭터였다.

이유리의 연기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유리는 연민정을 통해 선(善) 과 악(惡)의 극명한 대비를 입체적으로 표현했고, 살벌한 표정과 톡톡 튀는 말투로 시청자들을 몰입 시키며 주인공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다. 이유리의 표정과 대사들은 인터넷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으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벌써 올해 MBC연기대상 대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 이쯤되면 이유리는 열 주인공 안 부러운 배우다.

별점 ★★★★★

◆성혁, '갓지상'으로 날았다

배우 성혁이 '왔다 장보리'를 통해 날았다. 데뷔 10년 만에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며 한단계 더 도약했다.

성혁은 극중 연민정의 옛남자 문지상 역으로 출연했다. 장보리의 남자가 아닌 연민정의 남자, 그것도 옛 연인 성혁에게 큰 기대를 건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터. 그러나 성혁은 제대로 한방 터트렸다. 장보리의 복수가 지지부진한 사이, 최강 악녀 이유리를 향한 살벌한 복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장보리가 곤경에 처했을 때는 도왔고, 친딸 비단이를 위한 절절한 부성애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문지상이 드라마 전개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었기에 그의 행보도 더 주목받았다.

성혁은 안방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갓지상', '국민 탄산남', '문사이다'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크게 사랑 받았다. '왔다 장보리'에 출연 중인 남자배우 중 여심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배우일지도.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온 성혁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고, 인지도까지 높아지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밝다. KBS1 새 일일극 '사랑인가 봅니다'에 주인공 이지건 역으로 캐스팅, 본격 '아줌마들의 아이돌'이 될 준비를 마쳤다.

별점 ★★★☆

◆김지훈, 로맨스만 있다? 2% 아쉬운 남주

'왔다 장보리' 속 재화는 흠잡을 데 없는 멋진 남자였다. 김지훈은 무난한 연기를 했지만 강렬한 존재감은 없었다.

드라마 초반만 해도 재화는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자칫 출생의 비밀 등으로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것도 재화의 역할이었다. 장보리와 티격태격하며 코믹한 분위기로 웃음을 선사했고, 달달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녹였다. 장보리의 딸까지 감싸 안으면서 시청자들의 호감도도 높아졌다.

그러나 후반부 들어 존재감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후반부 스토리가 장보리와 연민정의 대결 구도에 집중됐기 때문. 동생 재희(오창석 분)와 연민정 부부와 갈등 요소가 있기는 했지만, 장보리의 조력자 역할에 그쳤다. 비중이 줄어들면서 장보리의 병풍으로 전락한 듯한 인상을 심어줬고, '훈남' 재화의 인기는 갓지상의 활약으로 무뎌졌다.

별점 ★★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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