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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46년 연기 베테랑 이정길을 주목하라


'이중인격' 조상국 역 맡아 이미지 파격 변신 시도

[김양수기자] KBS 월화 드라마 '상어'(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차영훈)가 후반부로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상어'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에게까지 칼끝을 겨누는 남자 한이수와 운명적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 조해우의 처절한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 '부활'(2005년), '마왕'(2007년)에 이은 김지우 작가-박찬홍 PD의 복수 완결판으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주인공 김남길은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손예진은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상어'를 택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본 '상어'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연기경력 46년차의 배우 이정길(69)이다. 그간 숱한 작품에서 선한 배역으로 이미지를 굳혔던 이정길은 '상어'를 통해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이정길은 극중 조해우(손예진 분)의 조부이자, 가야호텔그룹의 회장인 조상국 역을 맡았다. 은둔자처럼 조용한 생활을 하고 겸손함의 미덕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 비극의 핵심적 비밀을 품고 있는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5월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에는 철저히 내면을 감췄다가 점점 실타래 풀리듯 밝혀지는 인물로 연기의 진폭이 매우 크다"며 "소름이 끼칠 정도로 완벽한 작품 구성에 신바람을 내며 연기하고 있다"고 배역을 소개한 바 있다.

'상어'에서 이정길은 단정하게 빗어올린 머리, 보타이와 조끼로 마무리한 깔끔한 의상 등으로 조상국의 완벽주의적 면모를 드러낸다. 그리고 매사 낮고 느릿한 말투로 인자한 부자 할아버지의 모습을 완성했다.

그 속에서 이정길의 관록의 연기력은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두 얼굴의 '절대 악인' 역할을 소름끼치도록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얻고 있다. 평소엔 인자하고 자애로운 할아버지의 모습이지만 뒤 돌아서면 사람들을 죄의식 없이 살해하는 잔인하고 섬뜩한 면모를 드러낸 것.

눈빛 뿐 아니라 안면 근육의 미묘한 움직임으로도 선과 악을 모두 표현해내고 있다. 특히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차가운 눈빛은 앞으로 벌어질 잔인한 사건을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다. 이정길은 '상어'를 통해 46년차 '명품배우'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연기의 고저를 오가는 이정길의 열연에 촘촘한 스토리 전개가 더해져 시청자들의 몰입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는 극중 이정길의 실체가 드러났다. 조상국은 실제론 존경받는 독립운동가의 아들 조상국을 죽이고, 그의 삶을 대신 살아온 머슴 천영보였던 것. 천영보는 6.25 전쟁 당시 수많은 양민을 죽이고, 심지어 미군 첩자로도 활동했던 인물이었음이 공개돼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조상국의 실체가 드러난 이후 조상국과 천영보 등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점령했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 만큼 미스테리의 키를 쥔 조상국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진 덕분이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시청자게시판 등을 통해 '이정길의 연기를 보면 명품연기가 바로 저런 것이구나 하고 느껴진다'라며 '보면 볼수록 시청자를 압도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애청자는 '자상함과 섬뜩함이 한 얼굴에 담겨있다. 웃음 뒤에 가려진 진짜 얼굴이 궁금하다'라며 '40여년의 연기경력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나다'고 놀라워했다.

한편, '상어'는 종영까지 2주만을 남겨두고 있다. 앞으로 남은 방송은 단 4회. 과연 조상국의 실체는 만천하에 드러날 지, 그리고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될 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점차 커지고 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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