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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렐라, 한국 드라마 이끄는 키워드


이혼녀-총각 러브스토리 봇물…이혼 조장한다는 비난도

[김양수기자] 요즘 뜨는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한 사람이 있다. 억척스러움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세계 최고지만 나름대로 가슴 아픈 가정사를 갖고 있는 이 여자, 바로 '아줌마'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에 후즐근한 옷차림, 여기에 육두문자를 서슴없이 날리던 예전의 아줌마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요즘 드라마 속 아줌마들은 연하남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팜므파탈'이다.

아줌마들은 제아무리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도 손하나 까딱할 수 없었던 능력있고 잘생한 연하남을 호통 한번으로 제압하고, 자꾸만 생각나게 만든다. 아줌마들은 특유의 밝은 성격과 세월에 묻혀있던 뛰어난 업무능력으로 초반 연하남들의 시선 끌기에 나선다. 여기에 안경을 벗고 머리스타일을 변신하고, 평소 패션스타일까지 바꾸면 어느새 연하남들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라며 아줌마에게 어느순간 눈길을 고정한다. 진정한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 스토리가 시작되는 셈이다.

◆9월에만 이혼녀 소재 드라마 4편…젊고 매력적인 아줌마가 온다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를 비롯해 주말드라마 '애정만만세'와 '천번의 입맞춤' 등은 모두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가 된 아줌마들의 새로운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최근엔 MBC 수목드라마 '지고는 못살아'의 최지우 역시 이혼녀 대열에 합류했다. 9월 들어서만 벌써 4편의 드라마가 이혼녀의 러브스토리를 소재로 한 셈이다.

드라마에서 이들은 매력적인 젊은 미망인 혹은 능력있는 '돌싱(돌아온 싱글)'으로 분해 철없는 연하남들이 편안히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준다. 힘이 들 때는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주지만 때로는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으로 연하남의 마음을 뒤흔든다.

특히 '불굴의 며느리' 속 오영심(신애라)의 모습은 TV를 시청하는 아줌마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주고 있다. 극중 오영심은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라는 호칭을 떠나 새로운 직업과 사랑을 만나게 되고, 결국 오영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애정만만세'의 재미(이보영) 역시 아줌마들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재미는 헌신적인 뒷바라지 끝에 남편을 대박 죽집 사장으로 키워낸 '또순이 아줌마'지만, 실상은 남편의 변심으로 사기이혼에 처하는 여자다. 마음을 고쳐먹고 외모부터 바꾼 재미는 연하남 동우(이태성)의 고백을 받아내고 남몰래 사랑을 키워가게 된다.

◆줌마렐라 신드롬…현실 반영-이혼 조장 비난도

아줌마들의 로맨스는 또하나의 '줌마렐라 신드롬' '아줌마 로망'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이들 드라마는 하나같이 '중박'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DMB, SNS, 인터넷 등 디지털기기들의 발달로 10~20대 젊은 시청자들은 TV 앞을 떠나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승승장구하는 드라마는 있다. 특히 '아줌마'가 등장하는 드라마치고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집안에 들어앉아 TV 리모콘을 주무르는 주 시청자는 바로 30~40대 주부층이기 때문이다.

한 주부 시청자는 "요새는 미혼남녀의 연애보다는 이혼녀-연하남의 로맨스에 좀 더 눈길이 간다"며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혼가정이 10년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한국의 현실 역시 드라마에 현실감을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2011년 현재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설정과 소재라는 것.

물론 이혼녀와 총각의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이 보기에 다소 불편한 감도 없잖다. 비록 두 사람의 관계가 '불륜'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만남의 과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편의 외도와 변심으로 가정이 파탄에 이르는 모습은 자녀들과 함께 보기 꺼려진다' '쉽게 만나서 쉽게 헤어지는 현시대의 모습을 보여준다지만 오히려 드라마가 이혼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부정적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이미 성공 가능성을 엿보인 이상 '줌마렐라' 스토리는 한동안 한국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드라마의 취사선택은 시청자들의 손에 달렸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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