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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불어라미풍아', 이산가족도 '막장 월드'에 갇혔다


악녀 김수향 활약에 초점…자극 소재+무리수 전개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손호준과 임지연의 남남북녀 로맨스에서 시작해 악녀 임수향의 활약으로 끝났다. '불어라 미풍아'가 당초 기획의도를 잃고 막장극으로 변질됐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는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새로움은 없었다.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는 지난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속죄하기에도 부족했던 한 시간이었다. 악의 축이었던 신애(임수향 분)는 과거의 잘못을 참회했고 미풍(임지연 분)에게 용서를 구했다. 김미풍과 장고(손호준 분)는 가족들을 설득해 재결합, 굳건한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인물들의 갈등이 봉합되고 화해하는 해피엔딩이었다.

53회 동안 이어진 길고 길었던 '불어라 미풍아'의 결말은 예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권선징악 엔딩이었다.

지난 26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는 왈가닥 탈북녀 미풍과 서울촌놈 인권변호사 장고가 천억 원대 유산 상속 등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해 가며 진정한 사랑과 소중한 가족을 찾아가겠다는 기획의도로 제작됐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북출신 자산가 할아버지가 우연히 자신의 손녀가 탈북자로 남한에 온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내용. 단 하나의 핏줄인 손녀를 찾아 자신의 재산을 넘겨주고자 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됐다.

이산 가족이라는 소재를 가족극에 풀여냈다는 점이 신선했고, 제작진은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담아내겠다"고 했다. 더 나아가 편견과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불어라 미풍아'는 주말극에 새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고, 거듭되는 악행과 복수 속 막장극으로 전락했다.

'착한 드라마'를 표방했던 '불어라 미풍아'의 시작은 무난했다. 남남북녀 임지연과 손호준의 사랑은 따뜻했고, 좋은 기운을 안겼다. 그러나 시청률이 10%대 초반에서 지지부진 했던 탓일까. 이른바 막장극의 필수요소인 출생의 비밀과 고부 갈등, 기억상실, 살인미수, 복수 등의 소재를 꺼내들었다. 자극적인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개연성은 잃었다.

김미풍과 이장고는 답답한 캐릭터에 갇혔다. 미풍은 늘 신애의 허술한 사기극에 당하기 일쑤였다. 시댁 신구들의 모진 구박도 당했다. 모함을 당해 회사에서 쫓겨나고, 이간질을 당해 급기야 장고와 헤어졌다. 고난을 겪고 극복하는 스토리가 도돌이표처럼 이어졌다. 이같은 과정이 반복되며 뚜렷한 선악의 대립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 하지 못 했다.

반면 신애는 '역대급 악녀'로 대활약을 펼쳤다. 조희동(한주완 분)과 사기 결혼을 했으며, 덕천(변희봉)의 손녀 행세를 하기 위해 영애(이일화)의 반지를 훔쳤다.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미풍 모녀에 끝없이 악행을 일삼고, 미풍 대신 가짜 손녀 행세를 했다. 급기야 미풍의 부친 김대훈(한갑수 분)을 납치하기에 이르렀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무리수 전개가 이어졌다. 중도 투입되며 우려도 있었지만, '속여라 박신애'라 불릴 만큼 막강한 존재감으로 극을 압도했다.

시청자들에 '욕 먹는 드라마'가 될수록 시청률은 올랐다. 임수향의 거듭된 악행 속 시청률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하나 둘 드러나는 진실 속 20%대를 돌파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51회는 자체최고시청률 26.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배우들의 열연은 드라마를 살린 일등공신이었다. 임지연은 탈북녀 역을 맡아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소화했고, 임수향은 급하게 대체 투입됐음에도 처절한 악녀 연기로 드라마의 몰입을 끌어올렸다. 변희봉, 이휘향, 금보라, 김희정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소화하며 극을 든든하게 받춰졌다.

한편 '불어라 미풍아' 후속으로는 엄정화, 구혜선 등이 출연하는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방송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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