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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TV, '극현실' 트렌드를 입다


'나홀로족'에 주목하고, 소통으로 판로 뚫은 신규 예능

[김양수기자] TV가 극현실 트렌드를 덧입고 있다. 단물 빠진 소재를 이리저리 늘려 편성하던 옛날 방식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 지루한건 딱 질색인 요즘 시청자들을 배려해 시즌제를 도입하고, 젊은 시청자들의 유행 트렌드를 바로바로 소재로 접목하는 게 특징이다.

1인 가구 500만 시대, '나 혼자 잘 지내기'를 꿈꾸는 '혼족'들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직접 대면보다 PC나 모바일 소통에 익숙한 1020세대들을 겨냥한 신종 예능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이 외에도 3040 젊은 기혼여성들에게 높은 공감도를 얻은 드라마, 웹툰 및 웹소설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한 작품도 여럿 등장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나홀로족'에 주목한 TV

최근 방송계가 가장 주목하는 건 '나홀로족', 일명 '혼족'이다. 이러한 현실을 가장 발 빠르게 캐치한 프로그램이 2013년 첫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다.

이후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먹기)' '혼여(혼자 여행가기)' 등이 신조어로 떠오르면서 TV는 나홀로족들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노총각 싱글남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관찰예능 SBS '미운우리새끼', 혼족 맞춤형 먹방 프로그램인 올리브 '조용한 식사'와 '8시에 만나', 제각기 다른 스타일의 여성스타들이 혼자 여행을 떠나는 스카이트래블의 '나혼자 간다 여행' 등은 오롯이 '나 혼자'에 집중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취업난에 몰린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녹여낸 tvN 드라마 '혼술남녀'는 '나홀로족'의 현실에 극적인 이야기를 가미한 케이스.

이들 방송은 그저 타인의 삶을 엿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 함께하지 않더라도 즐거울 수 있는 '싱글 라이프'의 색다른 팁을 제공하고, 나와 닮은 타인의 삶을 보며 동병상련의 위안을 선사한다. 때로는 출연자가 혼자 살며 깨달은 삶의 철학을 나누며 시청자와 공감하기도 한다.

한 방송관계자는 "TV 트렌드는 곧 시청자들의 취향을 맞추는 것"이라며 "가족의 형태가 달라지면서 시청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의 방향도 당연히 변화의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불가능'의 시대, 소통으로 판로 뚫다

요즘 10대들은 일상의 모든 대화를 카카오톡으로 나눈다. 심지어 함께 있는 시간에도 서로의 얼굴을 보기보단 휴대폰을 들여다보기 바쁘다. 비단 10대 뿐일까,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 역시 직접 얼굴을 마주하기를 쑥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잖다. 전화,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각광을 받는 이유다.

이러한 '소통불가능'의 시대에 선보인 쌍방향 소통예능이 의외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바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tvN '내 귀에 캔디'가 주인공이다.

'마리텔'은 기존의 TV 스타들과 사회 각층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로 인터넷 1인 방송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음지에 있던 인터넷 1인방송을 TV 채널과 잘 접목해 큰 성공을 거뒀다. 출연자들은 채팅창을 통해 네티즌들과 직접 소통을 한다. 때로는 네티즌 반응에 따라 방송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물론, 소통 예능이라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참신한 기획은 돋보였지만 대중성을 획득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실시간 생중계 예능 기부쇼 SBS '스타꿀방대첩 좋아요'와 스타 재능 기부 홈쇼핑 프로그램 KBS 2TV '어서옵SHOW' 등은 재미 선사와 공감대 형성에 실패, 조기종영되는 아픔을 겪었다.

최근엔 폰중진담 리얼리티 '내귀에 캔디'가 화제다. 방송에 출연한 스타들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익명의 친구 '캔디'와의 비밀 통화를 통해 교감하고 소통한다. 겉보기엔 화려한 스타들이 익명 친구와 통화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일상과 고민,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우리는 트렌드를 이끌어가기보다는 일상 속의 소재를 찾아내는 사람이다. 생활 속에서 익숙한 이야기를 색다르게 풀어내며 재미를 선사하는 게 대중들에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방송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서 재가공돼 널리 회자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단 TV 시청자 뿐 아니라 인터넷 유저들에게도 적합한 콘텐츠인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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