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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시상식, 나를 기억해- MBC편②


지성-차승원-한지혜-김희선, 상반기 드라마 맹활약

[이미영기자]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12월엔 지상파 3사가 연기대상을 선보인다. 한 해 동안 열심히 경작한 드라마 농사를 평가받는 자리다. 이 시즌에 늘 나오는 푸념이 있다. '너무 일찍 방송돼 손해봤다'는 것.

그래서 준비했다. 놓쳐서는 안될 주옥같은 드라마들, 하지만 너무 일찍 방영한 탓에 잊혀질 뻔한 작품들을 선별했다. 단기기억상실증으로 연초 방영작들을 싸그작 잊어버린 당신을 위한 드라마 가이드.

MBC는 올 한 해 유독 히트작들이 많았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던 '킬미힐미'의 지성과 '화정'에서 새로운 광해 캐릭터를 만들어낸 차승원, 올해 MBC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전설의 마녀', 연기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한 '앵그리맘' 김희선까지, 올 상반기 방영된 드라마에도 연말 시상식을 기다리는 예약자들이 줄을 섰다.

◆'킬미힐미' 지성, 일곱 캐릭터에 반했던 시간

드라마 '킬미힐미'의 지성은 의외의 '복병'이었다. 방영 전 더 주목을 받았던 현빈의 복귀작 '하이드 지킬, 나'를 가볍게 제쳤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다중인격 소재는 생소했다. 그것도 무려 일곱 개의 인격을 제대로 소화했다.

'킬미, 힐미'를 통해 1인 7역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에 도전한 지성은 완벽남 차도현부터 어둡고 거친 신세기, 사생팬 활동이 특기인 안요나, 자살중독자 안요섭, 능글맞은 연상녀 킬러 페리박, 귀여운 소녀 나나, 마지막회 등장해 감동적인 결말을 선사한 미스터엑스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7중 인격 연기로 '안방 최고의 완소남'으로 떠올랐다.

지성은 배꼽 잡게 만드는 코미디 연기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깊이 있는 감정 연기, 상큼발랄했던 로맨스부터 애절한 멜로 연기까지. 다양한 인격 캐릭터 만큼이나 복합적인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갔다. 드라마 방영이 끝났지만, 여전히 지성의 존재감은 뜨겁다.

보통 연기대상의 대상의 주인공은 하반기 드라마에서 주로 탄생한다는 것이 방송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킬미, 힐미'로 MBC 드라마의 2-3월을 화려하게 빛냈던 지성의 이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화정' 차승원, 광해로 묵직한 존재감

'삼시세끼-어촌편'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차승원은 드라마 '화정'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50부작 '화정'은 사실 MBC의 최고 기대작이었다. 차승원이 '차줌마'를 벗고 광해의 캐릭터를 어떻게 재현할지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의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해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정명이 인조정권하에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를 담겠다던 '화정'은 초기 기획 의도를 잃고 좌초했다. 월화극 1위로 출발했지만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화정'의 차승원 만큼은 빛났다. 광해 캐릭터는 방황하는 스토리 속에서 중심을 잃었다. 그럼에도 차승원은 묵직한 존재감과 믿고 보는 연기력으로 '화정'의 전반기를 이끌어냈다. 이미 스크린에서 여러번 구현됐던 광해는 차승원의 카리스마가 덧입혀져 새로운 캐릭터로 완성됐다.

◆'전설의 마녀' 한지혜, MBC 드라마 최고시청률 주인공

지난 3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 한지혜 역시 강렬한 존재감을 심었다. 일찌감치 종영한 드라마 탓에 가물가물 하지만 수상 후보에서 멀어지기엔 여러모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전설의 마녀'에서 한지혜는 갖은 누명을 뒤집어쓰며 시련을 겪고 있는 수인 역을 맡았다. 재벌집 며느리에서 하루 아침에 교도소 수감자가 됐고, 시아버지를 향한 복수를 인상깊게 그려냈다. 진정한 홀로서기를 위해 빵집을 창업하며 한걸음씩 세상에 발돋움하는 희망도 보여줬다. 한지혜는 다사다난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연기하며 몰입도를 높였고, 함께 출연하고 있는 고두심과 오현경, 하석진 등과도 좋은 케미를 보여줬다.

'전설의 마녀' 시청률도 한지혜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3월 '전설의 마녀' 마지막회는 자체최고시청률 30.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올해 방영된 M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

특히 한지혜는 MBC 주말극에 대한 공로가 크다. MBC와 궁합이 좋은 한지혜는 전작인 '메이퀸', '금 나와라 뚝딱' 등 MBC 주말극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주말극 흥행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에는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으나 안타깝게 수상에는 실패했던 터. 올해는 그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앵그리맘' 김희선,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앵그리맘' 김희선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미녀배우' 타이틀을 벗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데뷔 22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은 김희선의 변신은 짜릿했다.

김희선은 '앵그리맘'에서학교 폭력을 당한 딸(김유정 분)을 위해 고등학교로 돌아간 열혈 엄마로 분했다. 고등학교 딸을 둔 엄마에, 교복을 입고 여고생인 척 하는 캐릭터. 절절한 모성애부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역할까지, 결코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그러나 김희선은 김희선이었다. 동안 외모로 고교생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했고, 억척스러운 코믹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냈다. 무엇보다 가슴 절절한 모성애 연기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딸 김유정은 물론, 16살 연하 지수와의 연상연하 케미도 빛났다.

지난해 KBS '참 좋은 시절'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희선은 올해는 '앵그리맘'까지, 부지런히 연기했다. KBS 연기대상에서는 비껴갔던 상을 올해는 품을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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