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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함정에 빠지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전작 이은 설정·캐릭터가 새로운 웃음 막아

[권혜림기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하이킥3)'이 종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이킥3'는 이전 '하이킥' 시리즈들에 비해 큰 화제를 몰고오지 못한 것을 두고 크고 작은 우려를 낳아왔다.

'하이킥을 하기엔 다리가 짧다' '역습은 언제 시작되나' 등의 비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마지막회를 13회 남겨둔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첫 번째 '하이킥' 시리즈인 '거침없이 하이킥(하이킥1)'은 시트콤 장르의 인기 부활을 알리며 다음 시즌 제작에 힘을 보탰다. 이어 '지붕뚫고 하이킥(하이킥2)'은 28%(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반면 '하이킥3'은 첫회 시청률은 12.9%로 역대 최고였지만 이후 이렇다할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최고의 시트콤 시리즈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하이킥3'가 종영을 앞둔 시점까지 고전을 겪고 있는 까닭으로는 과거 '하이킥' 시리즈에 이어 차용한 단골 설정과 캐릭터가 지루함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처음엔 신선했던 설정들이지만 시즌1-2를 거쳐 오며 변주의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다.

지루함 불러온 단골 설정

'하이킥' 시리즈는 몇 개의 극중 설정을 단골로 사용해 왔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조카들, 그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중인 삼촌의 존재 등이다. '하이킥2'를 제외한 두 작품에선 모두 같은 설정이 등장했다.

교사인 삼촌이 같은 학교의 여교사와 연인이 된다는 스토리도 같다. '하이킥1'에서 민용(최민용)과 민정(서민정), '하이킥3'에서 지석(서지석)과 하선(박하선)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 삼촌과 조카가 한 명의 여성과 다소 비현실적 삼각관계를 이루는 것도 자주 등장한다. '하이킥1'에서 윤호(정일우)-민정-민용, '하이킥2' 준혁(윤시윤)-세경(신세경)-지훈(최다니엘)에 이어 '하이킥3'에는 종석(이종석)-지원(김지원)-계상(윤계상)의 관계가 극의 중심 축이다.

학급 내 일등과 꼴찌의 인연 역시 자주 차용됐다. 극단적 대비를 통해 웃음을 선사해 온 설정이다. '하이킥1'의 민호(김혜성)-윤호 형제가, '하이킥2'의 신애(서신애)-해리(진지희)가 그런 경우였다.

'하이킥3'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지원과 그렇지 못한 종석이 무려 과외선생과 제자 사이로 등장한다. 최근에는 둘을 한 반에 묶어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졸업 후에도 학교에 남아있는 종석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10대나 20대 초반의 여성이 사려깊은 마음씨를 지닌 '아저씨'를 동경하는 설정도 마찬가지다. '하이킥2'를 충격의 결말로 몰아넣은 주인공 지훈-세경 커플과 '하이킥3'의 계상-지원이 그 예다.

그 외에 병원과 보건소가 주 배경 중 하나로 등장하며 의사 캐릭터가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도 공통된 설정이다.

이렇게 극 중 인물들의 관계 설정이 전작과 비슷한 상태로 이어지다보니 갈등 구도 역시 신선함을 잃었다. 좁은 폭에서 변화를 꾀하다 보니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기 어려워졌다.

순종적 친구·여주인공의 몸개그…식상한 캐릭터들

캐릭터 구성에서도 '하이킥' 시리즈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세 작품 모두에 등장하는 남자 고등학생 캐릭터 옆에는 어김없이 친구에게 애정을 다하는 동성 친구가 있다. '하이킥1'에서 민호의 친구로 등장한 범(김범), '하이킥2'의 세호(이기광), '하이킥3의 승윤(강승윤)이 그 인물들.

이들은 평등한 친구 관계로 보기엔 다소 의아할만큼 남자 주인공을 향해 애정을 쏟아붓는다. 범과 승윤은 특히 그랬다. '하이킥3'의 초반, 종석 가족과 우연히 만난 승윤이 뚜렷한 이유 없이 종석에게 매달리는 대목에서 순종적 친구 캐릭터는 궁극적으로 설득력을 잃었다.

하나의 클리셰로 자리잡은 듯한 여주인공 캐릭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순한 외모에 의외의 엉뚱함을 지닌 인물들은 병렬적으로 '하이킥3'의 '여배우 몸개그' 시리즈로도 이어졌다. '하이킥1'의 '꽈당 민정' '하이킥2'의 '떡실신녀 정음'은 '하이킥3' 초반 걸핏하면 고꾸라지거나 뒤로 자빠지던 하선 캐릭터의 전조였다.

물론 '미친소 하선' '블랙 하선' 등으로 변신을 두려워 않는 박하선의 고군분투가 '하이킥3'의 버팀목이라는 평도 있다. 그러나 전작에서 이어진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가 아슬아슬한 식상함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김병욱PD는 지난해 '하이킥3' 방영을 앞두고 "'하이킥2'가 멜로 중심이었다면 '하이킥3는 소동 중심"이라며 "현실적인 구도의 캐릭터로 과거 캐릭터의 원형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하이킥3'의 상대적 부진에는 과거 설정과 캐릭터의 답습이 가져온 지루함도 한 몫을 했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러나 흥미로운 변주는 가능하다. 기대를 업고 출발한 '하이킥3'의 현재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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