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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프'가 남긴 것, "커프스럽다"


늘 좋은 드라마가 한 편 끝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아쉬움이 있다.

어떨 땐 눈물로, 어떨 땐 잔잔한 미소로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지우지 못하고 TV를 끄곤 한다.

MBC 월화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이 남긴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여느 때와 달리 하나밖에 생각나질 않았다. 그건 여운이다. 말 그대로 이 드라마가 남긴 건 여운이었다.

이제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무엇인가 머리속이 아닌 마음속에 남는 것. 그걸 우리는 여운이라고 하기에 그러하다.

'커프'의 모든 제작 과정과 방송을 돌이켜 보면, 어디에라도 '스럽다'만 붙이면 말이 된다. 극 초반 '은찬스럽다'는 말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하림의 대사가 떠오른다. 이와 같이 이 드라마는 먼저 '이윤정PD스럽다'. 언제 어디에서나 잇몸을 드러내며 마녀처럼 웃어대는 해맑은 모습처럼 드라마는 유치할 정도로 해맑다. 그러기에 더욱 진솔하다.

사랑은 유치하다. 따라서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는 유치해야 맞다. '커프'가 그렇다. 그래서 '커프'는 사랑스럽다.

나이를 먹었거나 어리거나 나오는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사람들의 그것이었다. 하지만 유치하기 때문에 과감하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이렇게 과감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동성애와 혼전성관계, 동거 등을 표현하는데도 거침이 없고, 그래서인지 더욱 리얼하다. 키스를 해도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자제했던 과감한 액션을 보여줬고, 애인이 있음에도 다른 이성에게 끌리는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극중 인물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진솔하고 쿨한 사람들이다.

한유주의 최한성에 대한 전복된 프러포즈는 압권이다. 고정관념을 깬 엄청난 도전이 드라마를 유니크하게 만든 것. 극중 한결이나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들 모두 뒤통수를 한 방 맞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이 또한 '커프'의 매력이다. 그래서 '커프스럽다'.

지금 이 시간, 많은 사람들이 여운에 휩싸여 있다. 공유와 윤은혜, 이선균, 채정안을 비롯해 '프린스 3인방' 김재욱, 김동욱, 이언과 김창완 등 출연진은 물론 제작에 참여한 대부분의 스태프는 종방연에서 흥분과 아쉬움으로 진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28일 스페셜 방송까지 끝까지 본 시청자들 대부분도 그 여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종영에 맞춰 늘 써왔던 기사들의 모든 패턴을 뒤로 하고, 여기서는 한 작품의 인기 비결이나 장점과 결점, 좋았던 것과 아쉬웠던 것을 늘어놓기보다 지금 주위에 짙게 퍼진 여운만을 그저 느끼고 싶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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