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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전남 구례 5일장 '인기 폭발' 가족 생선가게 이야기


[조이뉴스24 박용근 기자] 14일 방송되는 KBS1 '다큐공감'에서는 '따로 또 같이, 장돌림 부부' 편이 전파를 탄다.

오일에 한 번씩 문을 여는 5일장. 시골 5일장은 옛날부터 살 것도 볼 것도 많은 재미있는 곳이었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전라남도 구례에는 아직도 5일장이 열린다. 이곳에 사람이 유독 몰리는 생선가게가 있다.

▲ 가족이 하는 생선가게

어머니는 팔고, 아버지는 생선을 다듬고, 아들은 회를 썰고. 이 가게의 분담시스템이다. 어머니 김경자(58세)씨는 말도 빠르고 손도 빠르고 장사수완이 보통이 아니다. “물건 싱싱하고 싸고 많이 주고 뭘 더 바라~” 가게를 찾는 단골손님들의 공통된 멘트다.

가만 보니 이집 물건 보통 싱싱한 게 아니다. 팔딱팔딱 살아있는 생물들이 대부분인데, 경자 씨는 2개 사면 하나를 덤으로 더 주고, 많이 사면 아예 한바가지를 퍼준다. 이렇게 퍼줘도 장사가 될지 걱정이 될 정도다. 회를 써는 아들 용섭씨(31세)의 마음 씀씀이도 남다르다. 한 접시에 만 원 하는 활어를 팔면서 어르신 주머니사정까지 슬쩍 엿보고 막걸리 값을 빼주기도 한다.

“한 번 장사하고 말 것 아니니까요. 정직하게 장사하면 굶지는 않더라고요” 조금 덜 남더라도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용섭씨의 장사 수완이란다.

▲ 매일 새벽에 출근하는 경자 씨와 아들 용섭씨

이 집 물건이 싱싱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매일 여수에서 물건을 떼어오기 때문이다. 새벽 3시, 경자 씨와 아들은 이미 여수로 향하는 차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깊은 잠을 청하고 있을 깊은 새벽, 경자 씨와 아들 용섭(31세)씨는 선어경매시장을 종횡무진 누빈다. 경자 씨가 눈치껏 물건을 사면 아들은 수레를 끌고 와 부지런히 담는다.

경매가 끝나면 4-5시. 물건을 싣고 모자는 오일장을 향해 또 달린다. 모자가 오는 동안 아버지 이계주(62세)씨는 물건 받을 준비를 한다. 오일장은 매일같이 거리에 가게를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할 게 많다. 장에 도착해 물건 내리는 데만 1시간, 장사는 보통 오후 5-6시나 되어야 끝난다. 새벽에 일어나 해가 져야 집으로 돌아간다는 가족. 보통 힘든 일이 아니지만 싱싱한 물건을 싼 값에 공급하려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한다.

▲ 아버지는 아르바이트생?

한창 바쁜 시간, 아버지 계주 씨가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간다. 일도 다 안 해놓고 자주 없어지는 아버지 때문에 모자는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계주씨도 나름 이유가 있다. 25년 동안 생선좌판을 하면서 교통사고가 여러 번 났다. 그 때문에 쪼그리고 않아 하는 일이 힘에 부친다. 때마침 아들이 3년 전부터 부모 일을 돕겠다며 나섰고, 아내와 둘이 할 때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 진짜 하고 싶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시장 일이 바쁠 때는 와서 돕지만 계주 씨의 마음은 이미 밭에 가 있다.

▲장사가 우선? 농사가 우선?

셋이 하던 일을 둘이 하려니 모자는 죽을 맛이다. 농번기 때는 아무리 부탁해도 계주 씨는 장에 나오지 않는다. 농사가 우선이다. 생선을 손질할 때는 말도 없고 표정도 없던 계주씨, 농사지을 때는 표정부터 달라진다. 콧노래도 저절로 나온다. 고향에 농사를 지으며 계주 씨 거처도 고향으로 옮겼다. 경자 씨와 아들은 장사를 잘 해야 농사 밑천이 나오니 장사를 주업으로 하고 농사는 취미로 지으라고 하지만 계주씨에게 장사는 취미, 농사는 주업이다. 좋아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고 둘이 하는 장사는 버거우니, 세 사람은 아직도 농사가 중한지, 장사가 중한지에 대해 토론중이다.

[사진=KBS 제공]

조이뉴스24 박용근기자 pyk1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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