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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한번볼래?]'선다방'★★★★☆


판타지 아닌 현실, 대리만족보다 공감

[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연예인 뺨치는 비주얼의 출연자들도 없고, 호화스러운 저택이나 호텔도 없다. 소개팅이 아닌 '선', 카페도 아닌 '다방'을 조합한 tvN '선다방'은 제목에서 뿜어내는 차분한 기운 처럼 기존의 연애 예능보다 확실히 덜 자극적이다. 판타지가 아닌 현실, 대리만족보다는 공감이 키워드다.

tvN '하트시그널'가 화제의 중심에 있고, SBS '로맨스 패키지'가 나름 선전하며 연애 예능 붐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선다방'은 제목부터 확실히 차별화된다. 10~20대 중에 선과 다방을 아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 '선다방'이란 제목은 오히려 더 과감하고 예사롭지 않다.

'선다방'은 스타 카페지기들이 실제 맞선 전문 카페를 운영하며, 일반인들의 맞선을 엿보고 요즘 시대 사랑관과 연애관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적, 유인나, 양세형, 로운이 스타 카페지기로 나섰다.

다수의 출연자들이 4주간 합숙을 하며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하는 '하트시그널'이 마라톤, 2박3일간 상대를 탐색해 커플 매칭이 이뤄지는 '로맨스 패키지'가 5000미터 경기라면, 하루에 2시간 단위로 3번 맞선을 주선하는 '선다방'은 400미터 계주다. 경기 방식도 매력도 다르다.

'선다방'이 다른 연애 예능과 가장 다른 지점은 현실성과 맞춤형 소개 그리고 빠른 회전율(?)이다.

사실 여러명의 남녀가 한 공간 안에 머무르면서 서로의 마음을 탐색할 일은 거의 없다. '선다방'은 포맷 자체가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뤄지고 있을 1:1 소개팅인데다 출연자들은 외모나 직업 모두 친숙한 우리 주변인들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친숙한 공간인 카페에서 이뤄진다.

누구나 살면서 몇 번은 겪어봤을 일이기에 판타지를 느끼거나 대리만족을 할 여지는 적다. 그렇지만 그만큼 더 피부로 와닿는다.

지난달 1일 첫 방송된 이후 총 8회 동안 20쌍 이상의 남녀가 맞선을 봤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구, 동생, 선배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최성윤 PD의 말처럼 평범한 외모의 신입사원, 간호사, 선생님, 작가, 의사 등 다양한 직군이 출연했다.

제작진은 신청자들의 성향과 이상형 그리고 사랑에 대한 고민들까지 꼼꼼히 살펴 맞선 남녀를 매치하고, 지원자들 역시 진지한 마음으로 맞선에 임하는 것이 대화와 행동에 묻어난다. 자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그러한 진정성이 낯선 이들의 소개팅에 빠져들게 만든다.

출연자들은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소개팅을 풀어나가 지루하지 않다. 잔잔하지만 그 안에 다양한 이야기와 기승전결이 있다.

모태솔로도 있었고, 소개팅을 할 때마다 애프터에 항상 실패했다는 사람도 있었고, 사랑에 대한 상처로 마음을 닫았지만 마지막으로 용기를 낸 이들도 있었다. 누군가는 긴장해서 말을 제대로 못했지만 애프터에 성공했고 누군가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지만 애프터에 실패하기도 했다.

이적, 유인나, 양세형, 로운은 맞선남녀에게 깊숙히 개입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고 적당한 타이밍에 디저트를 내가는 정도다. 그러면서 맞선남녀들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경험담이나 연애 꿀팁을 전한다.

또 직업도 연령도 다른 카페지기들이 관찰담을 나누는데, 이는 시청자들이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맞선남녀들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적게는 2박3일에서 길게는 4주간 남녀가 부딪히며 생기는 감정 변화와 갈등 등 극적인 요소가 '선다방'에는 없다. 그 부분은 애초에 과감하게 포기한 포맷이다. 대신 맞선남녀들의 리얼한 소개팅 모습과 카페지기들의 관찰기는 그 자체로 가장 현실적인 연애 지침서가 된다.

한 번도 못 봤거나 한 회쯤 놓쳤더라도 상관 없다. 매주 새로운 맞선남녀의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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